“DJ때 탈영보고서 위조·납북사실 은폐”

▲안학수 하사(우)가 동료(좌)와 함께 찍은 사진. 22일 기자회견에서 안 하사의 동생이 공개했다. ⓒ데일리NK

“이번에 파악한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문서에서 납북자로 처리해 놓고 외부에는 월북자로 보고했다. 또한 은폐 되어 있는 부분도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도 많이 기대를 했었지만 그 정부 때에는 심지어 (안학수 하사가) 탈영한 것처럼 보고서를 위조한 것을 알아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1967년 북한으로 강제 납북됐던 안학수 하사의 동생 안용수 씨는 자신의 형이 지난 42년간 월북자로 분류된 것에 대해 통한의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22일 서울 도렴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안 하사가 지난달 월북자에서 납북자로 신분이 변경된 경위와 안 하사가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혀 공개처형 당한 사실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생 안 씨는 “2000년도에 국방부에서는 나한테 형님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다면서 추후 통보해준다고 해놓고 8년 동안 아무 연락이 없었다”며 “(형이 납북자로 인정된 것은) 아직까지 ‘베트남전에서 국군 포로가 단 한명도 없다’는 국방부 주장을 완전히 뒤엎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66년부터 지금까지 정부에 수십 차례 수정을 요구했지만 번번히 거절당하고 때로는 모욕적인 말까지 들으며 참고 또 참고 살아왔다”며 “그러다가 현 정부에 의해서 긴 긴 족쇄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안 하사가 총살된 사실을 증언하기 위해 동석한 김용규 씨(북한군 대좌 출신, 1976년 월남)는 “나는 당시 연락부 공작원 대좌로서 안 하사가 총살됐다는 정보는 알고 있었다”면서 “안 하사가 순안 초대소에 와서 심문을 받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씨는 이어 “북한 방송은 안 하사를 베트남에 파병돼 자진해서 월북한 것으로 보도했지만, (안 하사의 얼굴을) 약간 비춰준 정도였다”면서 “진짜로 월북했다면 대단한 환영행사를 하지만 약간만 비춰준 걸 보니 가짜라고 생각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내가 여기와서(남한) 안 하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말했었고 그때 해결됐어야 했다”면서 자신의 증언을 수용하지 않은 정부 태도를 질책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중에 정부 문서에 안 하사를 제외하고도 베트남 전쟁에 파병돼 납북된 국군포로가 3명이 더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 씨는 “정부 기관 자료에 형을 포함한 4명이 베트남에서 납북돼 현재 ‘월북자’로 분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자료에는 4명이지만 더 많을 수도 있다”며 “북한 소좌 출신인 전 숭의회 사무국장이 북한에 있을 때 베트남에서 온 한국 군인들을 많이 봤다고 하며 자기 생각으로는 20~30명 정도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4명 중 제일 먼저 납북된 박승렬 병장의 가족을 지금 국방부가 만나고 있지만 가족들이 그간 마음 고생이 너무 심해 대화하기가 어렵다고 하더라”며 “나머지 2명은 누구인지 잘 모르겠는데, 객관적 증언만 있다면 형님처럼 나머지 3명도 국군포로로 인정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씨는 또 “그 당시 북 베트남 군인들에 의해 많은 한국 군인들이 납치의 표적이 되고 있었다”면서 “이는 북한이 한국 군인 한 사람 당 그 당시 육군 준장 연봉 수준인 3천 달러를 현상금을 걸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부처가 나서달라고 입을 모았다.

안 씨는 “거의 반세기 동안 이 문제는 우리 가족들을 괴롭혔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룡 대표는 “과거 정부의 잘못을 이제라도 털어서 다행”이라면서 “남은 피해자 가족들도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