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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가 도를 넘어 범여권 통합과정의 총감독 수준이라며 평상심을 갖고 국가원로로서 체통을 지키라고 질타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동안 현실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해왔지만, 차남 김홍업 의원의 중도통합 민주당 탈당을 조장하거나 측근을 통해 호남권 인사들의 신당참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 정치개입의 도를 넘었다는 말을 듣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27일 “김 전대통령의 통합민주당 파괴공작은 정치도의적으로도 있을 수 없고 해서는 안되는 ‘정치적 패륜’행위”라며 “노벨평화상까지 받아 해외에 널리 알려진 국가적 지도자가 말년에 이런 패거리, 지역주의 정치행태를 남겼다는 것을 후세에 남기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미래창조대통합신당을 ‘미신(迷信)당’으로 부르며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미신이 들려 DJ만 따라가면 천국문이 열리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데, 결국 지옥의 불구덩이로 빠지고 말 것”이라며 DJ신화는 끝났다고 비난했다.
민주당도 터놓고 말은 못하지만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25일 “아버지 체면으로 봐서라도 탈당만은 안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안타까운 일”이라며 “민주당은 할 말은 태산 같지만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며 김 의원과 김전 대통령에게 동시에 유감을 표했었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26일 논평에서 “김홍업 의원의 탈당에는 김 전 대통령 배후론이 심상치 않게 제기된다”고 말했다.
김영환 전 의원도 “김 전 대통령은 존경하던 분이었는데 미래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다를 줄 몰랐다”며 배신감을 나타냈다.
반면 김 전 대통령의 은근한 지원에 합당을 추진중인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김대중 찬양론을 펼쳤다.
장 대표는 26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원로로서의 영향은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고 “이는 백범 김구 선생이 돌아가셨어도 영향력을 갖듯이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중도개혁 정치라인이 성립되고 있는 것이고, 그분의 정치철학을 이어받고자 하는 세력들에 대해 ‘하나로 뭉쳐서 한나라당과 대응하라, 국민의 큰 가지도 그렇다’고 코치하는 건 이상하지 않다”며 김 전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진정한 원로이자 국가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