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NK ‘신의주 강영세 비리사건’ 취재배경

지난 26일, DailyNK에는 이색적인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발신자는 자신의 위치를 ‘북조선 신의주’라고 하면서 “중국 쏘지(手機 ; 핸드폰의 중국식 표현)로 전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드시 폭로해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격앙된 목소리였다.

자신의 이름을 끝내 밝히지 않고 그저 “성이 김가”라고만 소개한 이 사람은 30여분간 신의주 강성무역주식회사 강영세 사장의 악행에 대해 쉴새 없이 이야기를 했다. 북한으로부터 ‘제보전화’를 받는 기자의 느낌은 묘했다.

“드디어 한국에까지 소문이 났냐”

혹시 장난전화가 아닐까 의심도 해보았지만 분명한 평안도 사투리였다. 북한 주민 특유의 표현도 많이 섞여 있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가 전화한 것이 아닐까 의심도 해보았지만 그렇다면 굳이 기자에게까지 자신의 신분을 숨길 이유가 없으며, 바로 엊그제 신의주에서 벌어진 일과 장마당 물가 등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알고 있었다.

DailyNK는 즉시 중국 단동에 있는 특파원과 신의주 내부 소식통을 통해 제보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 김씨의 제보내용은 거의 틀림이 없었다. 더 많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강성무역회사 사장 강영세는 신의주에서 이름만 말하면 다 아는 사람이었다. 중국 화교들도 모두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는데, 평판은 극히 좋지 않았다. “드디어 한국에까지 소문이 났냐”며 혀를 끌끌 차는 화교도 있었다고 중국 특파원은 전했다.

그의 행실을 들으니 신의주의 ‘작은 김정일’을 보는 듯했다. 근로자들을 부려먹고도 노임을 주지 않고, 구타하고, 위아래 없이 상스럽게 이야기하고, 부화(간통)를 일삼고, 회사재물을 자기 마음대로 여자들에게 나눠주고, 자식까지 아버지처럼 행동하고…….

그런 강영세의 생존비결은 ‘당에 갖다바치는 뇌물’이었다. ‘충성자금’이라는 이름의 고액 뇌물을 정기적으로 갖다 바치는 등 ‘자기 할 일’은 다하면서 악행을 일삼고 있으니 북한당국에서 특별히 그를 단속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작은 김정일들’의 치하에서 고통 받는 北 주민들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은 “북한에는 이런 사람들이 도시마다 한 명식은 있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면서 “중앙당 신소 제도가 있지만 그것을 믿고 신고하는 사람은 바보”라고 입을 모았다. 신의주 출신의 한 탈북자는 “10년 전에도 탐오(貪汚)죄로 구속된 무역회사 사장이 있었는데 3년 만에 풀려나 다시 복직됐고 그를 고발한 사람은 보복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부패가 구조화되어 있는 사회”라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제보자 김씨도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에 투서를 하려다 한 화교가 “남조선의 북한 전문 신문”이라며 DailyNK 전화번호를 인터넷에서 찾아 가르쳐줘 전화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인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이런 나쁜 간부들을 제발 벌할 수 있게 해달라”고 보도를 요청했다.

DailyNK는 북한 당국에서도 매일 체크를 하고 있을 것이다. 제보자가 누구인지 찾을 생각일랑 말고 강영세 사장의 비리를 찾아 엄벌하기 바란다. 정권이 일찍 망하고 싶거든 강사장을 그냥 내버려 두어도 좋다.

“인민경제는 이제 완전히 자본주의가 되었다고 하지만, 명색이 정치는 아직도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나라에서 이런 것을 용납한다는 것은…….”

‘작은 김정일들’의 치하에서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의 절규의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한반도 남쪽에까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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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중 기자 big@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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