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해법놓고 ‘아이디어 백출’

“새로운 해법이 하루에만 2건이 제시될 정도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내 묶여있는 북한 돈 2천500만 달러를 풀어주기 위한 미국 정부측의 노력을 한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 BDA라는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과거 같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미 재무부는 3월 19일 성명을 통해 북측이 2천500만달러를 베이징(北京)의 중국은행 내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측이 이 자금을 인도적인 목적에만 사용할 것임을 서약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재무부측은 이러한 방침을 발표하면서 동결자금 처분 방법의 법적.기술적 문제는 마카오 당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더 이상의 개입은 권한이나 영역 밖의 일이라며 한발짝 물러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변수들이 속출했다.

북측이 자금 송금에 필요한 계좌주의 서류(이체신청서)를 챙기지 못한 것은 물론 BDA 자체도 불법거래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로 재기불능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며 항의의 뜻을 표시했고 송금을 받게될 중국은행측 역시 ‘불법적인 자금을 받을 수 없다’며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은행 자체의 존폐문제(BDA)와 대외 신인도 문제(중국은행), 금융관행에 대한 무지 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라 일이 다시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BDA 문제 해결을 약속했던 미국이 다시 이 사안에 전면개입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미측은 지난달 25일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부차관보를 중국으로 급파, 중국측과 긴급 협의에 들어갔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수석 보좌관을 역임한 짐 윌킨슨 재무부 장관 참모장도 함께 참여했다.

글레이저 일행은 지난 6일까지 2주 가까이 베이징에 체류하며 ‘BDA 해법’을 집중 논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제기하고 검토하는 반복적인 과정을 거쳤다.

이체신청서 수집문제는 북측이 처리해야할 문제라는 점에서 차치하고 가장 먼저 제시됐던 ‘중국은행 경유→제3국 은행 송금’해법은 꽤 오랫동안 검토됐지만 ‘불법자금’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북한 자금을 받아줄 은행이 나타나질 않아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는 계속해서 여러가지 ‘창의적 해법’을 제안했지만 이행이 가능한 해법을 단기간 내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법도출이 어려웠던 배경에는 우선 미측이 ‘불법행위 연루자들에게는 자금을 직접 반환하지 않는다’는 기본원칙을 고수하면서도 BDA, 마카오 금융당국, 중국 정부, 북한 등 당사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측이 BDA와 관련, ‘BDA 합법자금 해제’→`전액 해제’→`해외계좌로 전액 송금’ 등으로 계속 요구수위를 높인 것도 BDA 해법을 더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한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은 북한측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하고 가능하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는 방안을 꾸준히 제시해 미측의 ‘해결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

그 중에는 합법자금은 우선 송금하고 불법자금을 분리해 미국 금융기관이 `국제금융관행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보증서를 첨부하는 식으로 구분하는 방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장 최근에는 다른 방안에 비해 북한 측의 요구사항을 더 많이 반영한 것으로, BDA 은행을 존속시키면서 이 은행에 새로운 북측 계좌를 개설해 북한 자금을 옮긴 뒤 이 자금을 인도적 목적에 활용토록 하는 방안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미국측의 ‘BDA 고군분투’를 두고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은 뒤집어보면 BDA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측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어떤 해법이 최종적으로 택해지던 간에 해법을 일단 이행하려면 북한이 ‘첫 단추’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측은 현재도 BDA 자금 송금에 필요한 각 계좌 소유주의 ‘자금 이체 신청서’를 수집해 BDA측에 제시하는 작업조차 하지 않고 있어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