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문제 해결 가능성 있나

“미국이 ’돈세탁 주요 우려 대상’ 지정을 철회하더라도 동결자금을 북한에 돌려주지 않을 것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가 계속 동결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근거가 될 것이다”

“마카오의 카지노왕 스탠리 호가 중국의 압력을 받고 평양 카지노에서 철수했다”

앞의 발언은 마카오 행정청과 그 변호인격인 미국의 법률회사 헬러 어만이 미 재무부에 다짐한 것이고, 뒤의 말은 데이비드 애셔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선임자문관이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 청문회에서 밝힌 것이다.

헬러 어만이 마카오 행정청과 BDA측의 입장을 대변해 BDA에 대한 지정철회를 요청하는 10월18일자 청문서는 최근 재무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됐으나 BDA문제 해결 전망과 관련, 중요한 의미를 갖는 대목들은 주목받지 못하고, 이미 지난해 9월 재무부가 관보를 통해 명시했던 북한산 금괴 매입 등에 대한 BDA측의 시인 사실에 시선이 쏠렸다.

지난해 7월까지 미 정부의 북한 불법활동 합동조사팀을 이끌었던 애셔 전 자문관의 BDA와 마카오 카지노 산업간 관계에 대한 9월 청문회 증언 역시 BDA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을 이해하고 전망하는 데 중요한 대목이 있어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주 베이징(北京) 북핵 6자회담 결과 핵심관건으로 재확인된 BDA 문제 해결을 위해, 동결된 북한 자금을 불·합법으로 구분해 합법자금을 풀어주는 방안이 주요 해법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BDA측의 북한 자금 계속 동결 입장이나,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안보리 제재결의 1718호의 금융제재, 미국의 테러자금 및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자금 차단 정책, 북한이 요구하는 BDA 문제 해결의 범위나 목표 등을 감안하면 ’합법자금의 동결 해제’가 해법이 되기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BDA 청문서

▲“北자금 계속 동결” = 헬러 어만측은 지난 7월 미 재무부팀과 면담 자리에서 설명했던 입장을 상기시키면서 “마카오 행정청은 동결된 자산을 되돌려줄 계획이 없다”며 “행정청은 법적으로 가능한 한 오래 동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헬러 어만측은 “행정청이 우리에게 밝힌 견해는 아니지만, 최근 취해진 유엔 조치는 마카오 행정청이 북한 자금을 계속 잡고 있기 위한 더욱 강력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안보리 결의 1718호를 지적했다.

반환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지만, “결론이 나려면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따라서 당장 미 재무부가 BDA에 대한 ’우려 대상’ 지정을 철회하거나 북한측이 소송해 이기더라도 BDA가 동결했다고 밝힌 북한 자금 2천500만달러는 앞으로도 1년 이상 묶여있게 된다.

BDA는 10월 청문서 뿐 아니라 2월과 4월 청문서를 통해서도 앞으로는 절대 북한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동결자금 반환이나 거래 재개 등 북한이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결’은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미 재무부는 늘 “자금 동결이나 해제의 주체는 마카오 당국”이라는 형식논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그 형식 논리에 따르더라도 마카오 당국이 돈을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북·미 중간 접촉이 활발히 일어나기 전 일이라는 점에서, 6자회담 재개 과정에서 중·미간 어떤 비밀 논의가 있었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헬러 어먼측이 지적한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 1718호의 무실화 가능성이 미국의 입장 변화를 어렵게 할 가능성이 더 크다.

실제로 미 재무부는 합법·불법 자금의 구분 작업에 관심이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北의 돈세탁 증거 못찾아” = 헬러 어만측은 청문서에서 “마카오 행정청은 지금까지 조사 결과 북한인이나 북한관련 계좌 보유자들에 의한 돈세탁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현재로선 어떠한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돈세탁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자금 반환소송이 제기될 경우 마카오 당국이 “적극 방어에 나서겠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헬러 어만측은 덧붙였다.

이러한 설명은 미 재무부의 BDA에 대한 조치 이후 조사 결과나 진행 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가장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다.

재무부측은 아직 조사중이라는 이유로 응답하지 않거나 각종 불법활동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는 정도의 설명한 내놓고 있다.

헬러 어만측은 그러나 “돈 세탁이 이뤄졌을 수는 있다(could)”고, 미 재무측이 적용한 혐의를 정면 반박하는 것은 피하고 다만 BDA는 몰랐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위조달러 입금 문제에 대해서도 헬러 어만측이 전한 BDA의 입장은 미 재무부의 견해에 대한 반박성이 강하다.

BDA는 가족소유의 작은 은행이어서 “거액(wholesale) 예치금은 뉴욕의 HSBC에 보내 위폐 여부를 감식케 하고 소액(retail) 예치금은 자체 낡은 장비로 감별했으며, 북한 계좌들은 대부분 거액 계좌로 간주돼” 뉴욕에 보냈다는 것이다.

BDA는 1994년 소액 위폐 예치금 2개를 발견, 신고했다고 헬러 어만측은 밝혔으나, 뉴욕의 HSBC에 판별을 의뢰한 “대부분의 북한 계좌들의 거액 예치금”에 대해선 위폐 발견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헬러 어만은 한편 마카오 당국이 미 재무부의 권고에 따라 각종 돈세탁 방지 대책과 입법을 강화했다면서 이것이 마카오의 카지노 도박업에도 적용됨을 강조했다.

◇애셔의 BDA와 마카오 카지노 증언

▲“마카오 카지노왕 평양서 철수” = 1999년 평양에 카지노를 개설했던 마카오의 카지노왕 스탠리 호가 평양에서 철수했다고 데이비드 애셔 전 자문관이 지난 9월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의 청문회에서 말했다.

지난해 9월 미국이 BDA를 ’돈세탁 주요 우려 대상’ 은행으로 지정하기 직전인 7월까지 미 정부의 북한 불법활동 조사팀을 지휘했던 애셔 전 자문관은 스탠리 호를 “김정일의 카지노 사업파트너였다”고 설명하고 “북한인들의 마카오 진출과 그와의 관계에 관해 오랫동안 소문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런 스탠리 호가 평양에서 철수한 이유는 “중국 당국이 상당한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애셔 전 자문관은 말했다.

▲“카지노가 美의 대중 지렛대” =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에 수십억달러의 수입을 의미하는”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이 미국에는 중국에 대한 “커다란 지렛대”라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의 카지노 업자들이 최근 마카오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거나 진행중인데 이의 허가권을 쥔 게 네바다도박위원회와 뉴저지도박위원회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스탠리 호의 딸 판시 호가 마카오에 거대한 카지노를 세우면서 (미국의 대형 카지노호텔인) MGM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 제휴에 대한 허가 여부가 지렛대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탠리 호로선 중국 당국의 압박이 아니었더라도 딸의 MGM과 제휴를 돕기 위해선 평양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애셔 전 자문관은 “우리(미 정부 실무팀)는 실제로 마카오 카지노의 정화문제에 관해 네바다위원회와 협력했고, 내 생각엔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中의 경제이익 압박해야” = 애셔 전 자문관은 중국이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들과 본토 은행들을 통해 대북 조치를 취한 것은 “알려진 것처럼 북한의 6자회담 성적이 나쁜 것을 벌주겠다는 것보다는 중국의 경제이익에 훨씬 더 중요한 다른 은행들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을 움직이는 것은 중국의 경제이익일 뿐이며 중국측에 “국제법이나 합의를 지켜야 하는 책임을 들며 호소해봐야 쇠귀에 경읽기”라고 그는 주장했다.

BDA에 대한 마카오 당국의 조치도 다른 은행들의 북한 불법활동 연루 사실을 중국측에 알리면서 그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인 BDA에 대한 조치를 취한 메시지를 중국이 알아듣고 움직인 것이라는 것.

특히 한 은행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상장을 추진중이었던 상황이었다.

마카오 은행들과 북한의 불법활동간 관계에 대한 정보는 한국 검찰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 결과에서도 많이 얻었다고 애셔 전 자문관은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북 경협 사업엔 비판적이면서도 “누군가가 무역상들이 가져갈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중국 인민폐를 북한에 쏟아붓고 있어 인민폐가 북한 화폐를 대체하고 있다”며 이를 중국측의 대북 “경제적 정권교체 정책”으로 규정하고 “이는 시일이 지나면서 김(金) 왕조의 통치를 안팎에서 잠식하게 될수도 있으므로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자본주의의 햇볕’을 북한에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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