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北자금 송금도 ‘레드 라인’을 그어라

BDA(방코델타아시아) 북한 자금 처리 문제가 미국과 러시아의 중앙은행을 통한 송금으로 풀려갈 전망이 있다는 소식이다.

12일 외교 채널에 따르면 BDA 북한 자금 해결에 미국 뉴욕연방은행과 러시아 중앙은행이 직접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반 시중 은행이 아닌 우리나라 한국은행에 해당하는 중앙은행이 나선 것이 이채롭다.

또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BDA 은행-동남아 등지 중개은행-미국 중개은행-북한 계좌가 있는 러시아 은행-북한이 거래하는 전세계 은행들’의 단계를 거치는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동남아와 중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지난 5일 알렉산더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 은행이 북한의 BDA 자금을 넘겨받아도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것을 미국이 문서로 보장해 주면 러시아 은행으로 북한돈 송금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중앙은행을 통해서든 ‘시중은행을 통한 4단계 해법’에 따른 우회적 해결이든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BDA 해법을 조속히 찾고 2.13 조치 이행에 들어가는 것에 이견이 없다. 6자회담의 목적이 BDA 문제 해결이 아니라 북한의 핵폐기이기 때문에 본론으로 빨리 들어가는 것이 좋다.

그동안 미국, 한국, 중국 등은 BD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미국은 앞장 서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왔다. 그러나 북한의 불법자금과 이를 세탁해준 은행의 송금을 받는다는 행위가 은행의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쉽게 받으려는 곳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중앙은행을 통한 사실상 정부간 해법은 숱한 우여곡절 끝에 나온 방안이자, 어쩌면 미-중-러가 합세하여 나온 ‘최후의 묘방’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 방안도 몇 개의 암초가 놓여져 있다. 먼저 BDA 北자금을 받아 중개해줄 은행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중앙은행이 검토되고 있는 만큼 법적 시비가 없는지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 미국의 와코비아 은행이 송금중개를 검토했다가 취소한 바 있기 때문에 아직 낙관하기는 힘들다.

최근 이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존 박(John Park) 박사는 BDA 북한자금을 일회성으로 받는 것은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그 이후 북한이 러시아의 해당 은행 계좌를 이용해서 다른 곳으로 송금할 경우 그 자금이 다른 은행의 ‘신용’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까지 미국이 책임질 수는 없고 ‘보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다음은 이러한 거래에 북한이 동의하느냐 여부다. 미-중-러 외교 삼각채널이 적극 가동돼 해법을 찾은 만큼 북한도 이를 거부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북한이 몽니 작전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BDA 송금문제가 국제금융망을 통해 송금되는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면 북한으로서는 정말 감지덕지 해야 한다. 원래 북핵 폐기를 위한 6자회담과 BDA 불법자금 송금문제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다.

BDA 문제는 북한이 위조달러를 제조하고 이를 유통시키며 BDA에서 돈세탁을 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다. 북핵폐기를 위한 6자회담과 그 어떤 인과 관계도 없는 사안을 갖고 ‘미국은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라’며 북한이 땡깡을 부려 BDA 송금을 얻어낸 것이다.

따라서 미-러 중앙은행을 통한 송금 해법이 가능해진다면 북한은 더이상의 요구를 하지 말고 무조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원칙적으로 본다면 BDA 북한자금 문제를 푸는 방안은 북한이 BDA 52개 계좌를 실명(實名)으로 전환한 다음, 계좌주인이 직접 BDA에서 현금으로 인출해서, 이 돈을 중국 은행 등 제3국의 은행에 실명으로 예치하고, 이후부터 국제금융 관련법을 착실히 지키면서 신용을 쌓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신용회복의 원칙적인 길이고 또 빠른 길이다.

문제는 이렇게 하려니까 무기, 마약 밀매자금 등 각종 불법자금이 다 드러나게 되고, 또 개중에는 ‘장군님’ 몰래 돈을 슬쩍 사용한 측근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명천지의 시장경제 사회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북한당국이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6자회담 관련국은 북한에 현재의 해법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사전 인지 시켜놓을 필요가 있다. 즉 미-러 중앙은행간 해법을 북한이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면서 덧붙여 2.13 합의 이행을 미룰 경우 모든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BDA 北자금 송금문제도 ‘레드 라인'(red line)을 그어 놓아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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