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묶인 북한 자금 2천400만달러의 동결이 전면 해제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인가.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0일 BDA 관련 금융제재에 대해 “(미국이) 그 것을 다 풀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지켜보고 있다”며 “만약 다 풀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에 상응한 우리의 조치를 부분적으로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앞서 열린 6자회담에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내건 `30일내 금융제재 해결’ 약속을 미측이 지켜야 함을 강조하는 `엄포성’ 발언으로 치부하는 시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다 풀겠다고 했다’는 김 부상의 이날 발언으로 미국이 약속한 `금융제재 해결’이 결국 BDA에 예치된 북한 자금 2천400만달러의 동결이 전면 해제되게끔 하겠다는 뜻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있게 제기됐다.
힐 차관보가 지난 달 13일 `금융제재 해결’을 언급했을 당시만 해도 미 재무부가 BDA 조사를 매듭지은 뒤 조사결과를 마카오 측에 통보하면 마카오 금융 당국이 북한의 동결자금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는 수순이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예상이었다.
50개에 이르는 북한 계좌에 묶인 자금이 불법행위와 연관됐는지 여부를 미측이 마카오 당국에 설명하면 마카오 당국이 불법행위와 무관한 자금부터 선별해 동결을 해제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 때문에 우선적으로 동결해제될 북한 자금이 8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에서부터 1천2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다양하게 제기됐었다.
그러나 김 부상의 이날 발언으로 BDA에 묶인 북한 자금 2천400만달러가 모두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게 된 것이다.
비록 미측이 마카오 당국에 동결자금에 대한 처분권한을 일임했지만 마카오 당국은 북한의 자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결정하는데 미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많은 이들의 분석이다.
이는 BDA를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잠정 지정한 뒤 자국은행에 BDA와의 거래 금지를 명령한 미국의 조치와 BDA의 도산을 막기 위해 자금을 동결한 마카오 당국의 조치가 비록 형식논리로는 나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긴밀히 연계돼 있음을 감안하면 이해될 수 있는 대목으로 보인다.
미측이 `전면해제’로 가닥을 잡았다면 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재량권을 발휘, 불법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던 BDA내 북한자금에 대해 다소 `모호한’ 판단을 내리고, 마카오 당국은 그에 근거해 동결을 전면 해제하는 식의 시나리오가 불가능하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텡린셍(丁連星) 마카오 금융관리국 주석이 지난 9일 “마카오 정부는 줄곧 BDA 문제에 대해 미국측과 협의하며 해결방안을 찾아왔다”고 말한 것도 미국과 마카오 당국이 BDA문제에 관한한 `이심전심’임을 반영하는 사례라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