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해제로 北’실리’-美 ‘명분’ 취하나

인도주의 사업에 사용을 전제로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계좌의 전액해제를 결정한 북미간 합의는 실리를 원하는 북한과 명분이 필요한 미국 사이의 절충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미국의 BDA 계좌의 동결에 반발해 6자회담을 보이콧하고 핵실험까지 한 북한의 입장에서 동결계좌 해제는 ‘2.13합의’의 전제조건일 수 밖에 없었고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BDA에 동결된 우리 자금들을 전면해제하지 않으면 우리는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김 부상은 지난 1월 베를린에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회담을 가지면서 ‘2.13합의 30일내 BDA 해제-60일내 초기이행조치 완료’를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핵동결 이행을 카드로 미국을 압박함으로써 예산의 1%에 해당하는 약 2천500만달러의 동결금액을 전액 돌려받게된 셈이다.

더군다나 미국과 실무협의를 통해 일부 불법사실까지 시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결금액 전액을 돌려받게된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기분 좋은 일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BDA계좌 해제와 관련한 북.미.중 협의과정에서 북한이 동결자금을 베이징 중국은행 내 조선무역은행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해 관철시켜 향후 북한의 대외금융거래와 관련한 숨통을 틔우는 부수적인 성과물까지 수확을 거두게 됐다.

BDA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은행은 마카오의 북한계좌를 동결하고 대북송금과 관련해서도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등 북한은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남북경협에 참가하고 있는 남한내 사업자들도 북한송금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국제금융질서를 좌우하고 있는 미국의 협조 속에 중국은행을 이용하는 방안에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중국은행을 통한 무역대금회수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돼 북한의 외화벌이가 한결 손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BDA 제재 이후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각국으로 확산되던 북한의 금융제재도 한결 누그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어깃장 속에서 다소 모양새를 구기기는 했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BDA 동결자금의 불법성을 재확인했다는 측면에서 ‘명분’을 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 재무부는 19일 BDA문제 처분과 관련한 대니얼 글레이저 미 국무부 부차관보의 성명에서 “애국법 311조에 따라 재무부가 BDA에 대해 내린 최종결정은 유효하다”고 재확인하면서 “지난 18개월간의 활동은 세계금융체제에서 이뤄진 불법활동을 우리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조치를 통해 동결된 계좌의 돈이 불법행위를 했거나 가담했을 것으로 보이는 예금주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고 북한에 전달되게 함으로써 ‘불법행위자’에게는 나름의 처벌이 가해지도록 한 만큼 나름대로 체면을 세웠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북한에 들어가는 동결해제 자금의 용도를 ‘교육과 인도적 사업’에 국한시킴으로써 불법행위의 재발가능성을 차단한 것도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따라서 이번 조치로 북한의 과거불법행위에 대해 마무리함으로써 6자회담에 동력을 부여하면서도 미국과 북한이 앞으로 실무협의를 통해 재발방지를 위한 협의를 통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감으로써 미래에 생겨날 수 있는 불법행위를 차단해 나간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마약과 관련된 국제협약에도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중국은 이번 BDA해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미국과 북한을 오가며 타협안을 만들어내는 막후 중재자 역할을 함으로써 대북영향력을 재차 과시하는 동시에 6자회담 과정에서 보여준 ‘중재자’ 역할을 재차 부각시키게 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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