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해결로 北 ‘동시행동원칙’ 강화 전망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고수해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의 동결 해제가 이뤄짐에 따라 향후 북한은 6자회담과 북미간 다양한 회담틀 속에서 이 원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BDA문제로 6자회담에 불참한 채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강행했던 북한은 지난 1월 북미 베를린 회동을 기점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동시행동원칙에 충실했다.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작년 12월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참석차 베이징 도착 직후 “우리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는 게 선결조건”이라며 BDA문제 해결 없이 핵문제 논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 결국 회담은 성과없이 종결되고 말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북미간 베를린 양자회담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6자회담 초기조치 합의 뒤 30일 내에 BDA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 대 말’의 약속을 하면서 북한은 5차 3단계 회의에서 핵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결국 2.13합의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BDA 해결에 대한 미국의 행동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 ‘행동 대 행동’ 원칙으로 일관했다.

북한은 지난 13-1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수용을 위해 평양으로 초청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과 면담 과정에서도 IAEA 사찰단 수용이 BDA 제재 해제에 달려있다는 점을 거듭 피력했다.

특히 미국이 베를린 합의의 약속대로 지난 14일 BDA조사를 종결하고 동결계좌 해제여부를 마카오 당국에 넘겼지만 BDA를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한 데 대한 중국과 마카오 당국의 반발로 전면 해제 여부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북한은 다시 한번 동시행동원칙을 상기시켰다.

6차 6자회담 회의 참석차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김계관 부상은 도착 일성으로 “BDA자금이 전면해제되지 않으면 핵활동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동시행동원칙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뒤에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칩거에 들어갔다.

BDA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 마카오당국이 결국 서둘러 이견을 봉합하고 19일 6차 회담에 앞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가 미 정부의 BDA 자금 해결 원칙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자 김계관 부상은 ‘엷은 미소’를 머금은 채 댜오위타이(釣魚臺)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입장에서는 초기조치 이행과정에서 동시행동원칙을 고집함으로써 결국 미국과 중국을 움직이고 BDA 해결을 이끌어냈다고 자평하기에 충분한 셈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향후 핵시설 폐쇄.봉인과 핵프로그램 목록 협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 초청, 핵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신고와 모든 현존하는 핵시설의 불능화 등 2.13합의 실현은 물론 완전한 핵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전 과정에서 동시행동원칙을 철저히 고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계관 부상도 이날 6차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또 한번 동시행동원칙을 강조했다.

이같은 원칙은 일본과 국교정상화 논의과정에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는 지난 9일 북일 실무그룹 회의가 성과 없이 종료된 것과 관련, 일본측이 요구하는 납치와 관련한 재조사에 대해서는 ▲일본의 대북제재 해제 ▲재일 총련에 대한 탄압 중지 ▲과거청산의 시작과정을 보면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대사의 발언에는 납치문제를 아예 다루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북한의 3가지 우려 사안을 어떻게 다루는 지를 지켜보면서 납치문제 재조사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으로 사실상 동시행동원칙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과의 대결에서 시종일관한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켜 자신들의 원하는 것을 얻어낸 만큼 이 원칙을 일본과의 협상에서도 충분히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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