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송금 낙관론 부상…2·13 합의 이행 임박했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자금 송금 문제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북핵 외교라인에 오랜만에 활기가 감돌고 있다.

미국 은행의 중계를 거쳐 BDA자금을 러시아 은행의 북한 계좌로 송금하는 방안이 거의 성사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국 와코비아 은행이 개입하는 방안이 시도됐다가 막판에 유야무야되는 등 그간 이 문제를 둘러싼 곡절이 많았지만 여러 측면에서 이번 방안은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게 몇몇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이 방안의 경우 국제금융 체계안에서 미국, 북한간 연결고리역을 담당하기 위해 러시아가 적극 나섰다는 점이 성사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자국내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 BDA와 자국은행간 거래를 금지시킨 3월 조치(이른 바 final rule)에 대해 사실상의 예외사례를 허용하는 ‘결단’을 내린 점도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BDA→미국 은행→러시아 은행’의 구도는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한 송금을 희망해온 북한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인 동시에 미.중.러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현실적으로 맡을 수 있는 역할의 교집합을 절묘하게 찾아낸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일부터 이뤄지는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미국 방문은 BDA 문제를 둘러싼 이 같은 긍정적인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BDA 해결 전망이 불투명하던 지난 달 말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베이징(北京)에 오고서도 ‘코 앞’인 서울을 찾지 않았다. 그만큼 BDA 문제 해결 전망이 어두웠다는 점을 방증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2박3일 정도로 예정된 천 본부장의 이번 방미는 BDA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BDA 극복 이후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부 소식통들은 전했다.

천 본부장은 힐 차관보와의 회동에서 우선 BDA 문제의 진전 상황을 분석하는 한편 돌발 변수가 발생 할 가능성을 차단해가며 문제를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2.13합의 이후 BDA 때문에 100여일을 허송한 만큼 2.13 합의의 초기조치와 다음 단계인 핵시설 ‘불능화’까지의 진행 과정을 신속.정확하게 밟아 나가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 정부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북한이 2.13 합의 이행에 들어갈 때까지 새로운 장애요인이 생길 수 있다며 끝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송금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장애물이 하나도 없어야 한다”면서 “돈을 받겠다는 사람, 중계하겠다는 사람만 나타났다고 해서 그것이 해결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북한이 당초 국제사회에 한 공언대로 BDA 해결 즉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 초청 및 핵시설 가동중단 절차를 시작할지에 대해 100%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신중론’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국제사회에 난해한 ‘신호’를 보냈던 북한이 새로운 이슈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소수이긴 하지만 없지는 않기 때문이다.

북한이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 중 하나로 자국을 거명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5일 연설과 남측의 이지스구축함 진수, 쌀 차관 제공 유보 등에 대한 불만을 2.13합의 이행 착수와 연결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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