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오는 7월 태국에서 개최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동반 참석하는 것으로 19일 확인돼 미북간 외교수장 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교수장 간에는 단 한 차례 공식적인 만남도 없었다. 그 사이 북한의 로켓 발사와 미 여기자 억류 문제로 미북관계는 긴장 국면이 이어졌다. 따라서 이번 만남이 성사될 경우 미국 여기자 송환과 6자회담 재개 문제에 어떤 실마리가 잡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앗타윳 씨싸뭇 태국 외교부 아세안국 부국장은 이날 “최근 북한측에서 박의춘 외무상이 7월 17-23일 ARF에 참석한다는 확답을 주었고, 미국도 클린턴 국무장관의 참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 외무상의 회의 참석에 관한 세부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카싯 피롬 외교장관이 방북할 계획이며 방북 일정과 관련해서는 북한과 조율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2004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ARF에서는 당시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콜린파월 미 국무장관이 20여분간 양자회동을 가진 적이 있다. 지난 해 열린 싱가포르 ARF는 북, 미 외교장관이 참석했지만 양자회담은 성사되지 않았고, 대신 6자회담 참가국의 외교장관이 비공식 회동을 가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ARF에서 미북간 회담 가능성은 아직까진 불투명한 상황이다.
북한이 충분히 몸값불리기에 성공했다 판단해 ARF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라면 미북간 회담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북한은 2차 핵실험까지 공헌하고 있는 조건이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앗타윳 부국장은 이번 ARF 의제와 관련 “가장 큰 의제는 보호주의정책, 범죄, 마약 등 전반적인 지역, 세계 안보 문제를 포함한 비전 성명(vision statement)을 확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파타야에서 예정된 아세안+3 회담이 시위대의 난입으로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 ARF가 예정대로 개최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앗타윳 부국장은 “일정은 변경이 없을 것”이라며 “장소는 방콕에서 여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