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서 6자 외교장관 회의 성사될까

오는 27~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 회의가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 “ARF를 계기로 한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 회의가 추진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불참으로 6자간 회의가 안될 경우 5개국 외교장관 회의도 가능한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의가 성사될 경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결의안을 채택하고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대북 추가제재가 모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를 통해 북한 미사일 및 6자회담 재개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첫 다자간 공식회의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6자회담 테이블에 직접 나오는 당국자들이 아닌 외교장관들이 모이게 되는 만큼 세부적인 내용 보다는 회담 재개를 위해 각국이 가진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교환하고 큰 틀에서의 원칙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미국이 마카오 소재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BDA)를 통한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6자회담에 돌아오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는 북한이 6자회담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 6자 외교장관 회의에 참가할지는 불투명하다.

아울러 북한의 불참시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5자 외교장관 회담의 경우도 그간 북한을 뺀 5자가 북핵문제를 논의하는데 반대해온 중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 지에 따라 성사여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6자 외교장관 회의 주목받는 이유 = ARF를 계기로 추진중인 6자 외교장관 회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북한이 ARF에 예정대로 참가할 경우, 이달 5일 미사일 발사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는 주권사항이며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등의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6자회담 참가국들과 마주한 상태에서 자신들의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밝히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북 압박의 선봉에 선 미국이 6자 외교장관 회의 개최를 제안함으로써 북한 문제를 대화로 풀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미국으로서는 클린턴 행정부때 해제했던 대북 제재조치를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각종 강경책을 준비하면서도 ARF라는 자연스러운 계기를 빌려 6자가 대화로 문제를 풀자는 유화책도 함께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ARF를 계기로 6자회담에 직접 참가하는 각국 수석대표들 보다 한 단계 높은 외교장관들이 모여서 큰 틀에서의 해법을 논의하자는 취지인 만큼 북한에게는 중국이 제안했던 비공식 6자회담보다 매력있는 제안일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은 북한 선택에 달려 = 결국 이번 회의의 성사여부는 북한이 얼마나 유연성을 보일지에 달려 있다.

우선 지역안보포럼인 ARF의 성격상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문
제제기를 피할 수 없는 만큼 북한 백남순 외무상이 참가하겠다는 당초 계획을 변경,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19일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백남순 외상이 당초 ARF에 참가하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재확인은 못한 상태”라며 “ARF를 계기로 한 남북외교장관회담 일정도 아직 확정적으로 잡혀 있지 않다”고 전했다.

또 백 외무상이 ARF에 참가하더라도 중국이 평양까지 찾아가 설득한 비공식 6자회담을 북한이 거부했음을 감안할 때 6자 외교장관 회의에도 참가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다시 말해 6자간 회의는 거부하는 대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양자 회담을 요구하며 경직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이 6자 외교장관 회의에 나오지 않을 경우 한국과 미국은 5자 회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된다.명목은 북한이 회담에 복귀할때에 대비, 나머지 참가국들끼리 9.19 공동성명 이행방안 등을 의논하자는 것이지만 북한을 제외한 채 열릴 경우 북한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압박으로 느낄 소지가 크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이 5자 회의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현재 불투명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비공식 6자회담 거부로 대북 영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입장을 감안, 5자회의를 거부할지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미사일 발사 전까지 중국은 북한을 제외한 5자회의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비공식 6자회담을 북한이 거부한 직후인 지난 15일 이규형 외교부 제2차관을 만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이 5자회의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 만큼 입장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