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이행 과정서 北.美 종전선언은 필연 수순”

북핵 9.19 공동성명을 본격 이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북.미간 ‘종전’은 필연적인 수순이며, 북.미 정상이 한반도에서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엄청난 파급효과로 정세발전이 훨씬 가속될 것이라고 재일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1일 주장해 주목된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새로운 판짜기의 시동-조선의 결단, 격동하는 정세’ 제목의 평양발 연재기사 두번째편에서 2007남북정상선언의 종전선언 대목과 관련, “9.19공동성명이 본격적인 이행단계에 들어설 때, 기술적으로는 전쟁상태에 있는 조(북).미 두 나라의 종전문제가 초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필연적 수순”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종전선언으로 북.미간 “모든 현안이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의 최고영도자와 미국의 대통령이 조선반도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다”며 “그 장면은 지역을 얽어맨 냉전의 사슬이 끊어진 표상을 확산시킬 것”이며 “미국에 의해 봉쇄된 각국의 정책구상이 다시 고동치고 동북아시아의 국제관계 재편이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또 북.미간 “부상(장관), 차관급의 협상과 수뇌들에 의한 직접 대화는 정책적 결단의 폭과 심도에서 명백히 다르다”며 “수뇌외교의 단계에서는 정세발전의 속도가 종전보다 훨씬 더 빠르다”고 말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지 부시 미대통령간 회담을 통한 정세의 획기적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신문의 이러한 논조는, 종전선언을 둘러싼 한.미간 이른바 ‘입구론’과 ‘출구론’ 논란과 관련, 북한이 입구론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2007남북정상회담 후 한국측은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의 입구에서 종전선언을 통해 이 과정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입장인 데 비해 미국측은 비핵화가 완료돼야 종전선언을 포함한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선신보는 특히 “조선의 최고영도자(김정일)는 북남선언에 ‘3자 혹은 4자 수뇌회담’의 개최를 명시하는 방법으로 미국 대통령의 제안에 공식적인 회답을 준 셈”이라며 “1년간의 사태진전을 근거로 한 무게있는 역제안”이라고 말해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노무현 대통령과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한 답변임을 분명히 했다.

이 신문은 또 “조선(북한)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행동할 것이며, 핵시설 무력화의 시한도 정확히 지킬 것”이라며 “미국에 ‘종전’선언을 ‘역제안’한 것도 9.19공동성명 이행의 2단계 이후를 내다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낡은 구도가 허물어질 때 조선이 뒷걸음치고 속도를 늦추어야 할 이유는 없다”며 일본의 4자성어인 ‘선수필승(先手必勝)’을 인용해 북한이 2단계 비핵화를 이행할 것임은 물론 여건에 따라선 가속화 의사도 있음을 시사했다.

종전선언 참여국 논란과 관련, 조선신보는 김정일 위원장이 “3자 혹은 4자 수뇌회담을 평양발로 제안함으로써 유관국들을 앞질러 새판짜기의 전제를 마련하는 묘책을 썼다”며 “북남조선의 평화통일지향이 대국들에 의한 외교적 견인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남북한 주도’론을 폈다.

‘남북한 주도’에 대해 신문은 “20세기의 질서는 대국들이 조선에 강요한 분단의 체제에 기초했고 인위적으로 동강난 반도는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기의 온상이 돼왔”으나 “21세기의 새 질서구축은 과거와 전혀 다른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