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공동성명과 北입장

6자회담에 참가하는 참가국들은 회담에 앞서 이번 회담이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와 행동들을 취하는데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번 회담을 통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이번 회담을 통한 공동성명의 ‘전면적이고 형평성 있는 이행’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9.19공동성명에 대한 북한의 입장.

기본적으로 북한도 공동성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8월 “9.19공동성명이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더 많으므로 6자회담을 더 하고 싶다”며 금융제재 해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수헌 외무성 부상도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공동성명의 합의사항들이 이행되면 우리가 얻을 것이 더 많으므로 어느 나라 보다도 6자회담을 더 하고 싶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폐기 ▲미.일의 대북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은 주변국들이 우려하는 핵카드를 포기하는 대신 오랜기간 바라왔던 북미관계 정상화와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만큼 9.19공동성명의 이행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9.19공동성명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6개국의 목표치를 담은 것”이라며 “북한은 핵포기만 약속했지만 국제사회가 북한에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은 포괄적 합의안인 만큼 북한의 입장에서는 공동성명의 이행에 적극성을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9.19공동성명에 대한 북한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이번 회담의 초점이 북한의 핵폐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은 북한의 입장에서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미국측에서 요구하고 있는 ‘조기이행조치’라는 것도 결국은 공동성명의 1항에 해당하는 북핵폐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9.19공동성명의 이행이라는 방향으로 한걸음 내딛기 위해서는 무조건 북한에 핵폐기 단계를 밟을 것을 요구만 하기보다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음으로써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에 대해 5㎿급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사찰관의 수용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반대급부로 대북중유지원 등을 재개함으로써 1994년 맺은 기본합의서 체제로 복귀해 철저한 핵동결상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김 교수는 “공동성명은 핵문제를 풀기 위한 출로를 담은 것으로 북한의 입장에서도 이행에 부정적일 이유가 없다”며 “북미간의 상호 조율된 조치를 통해 실질적인 걸음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