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이희호 방북에 北주민, “남조선 수명 정말 기네”

5일 방북한 이희호 여사 일행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크게 반기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방송을 통해 이 여사 방북 소식이 전해졌지만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정치강연과 행사가 예정돼 있어 냉랭한 분위기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어제 저녁 8시 TV와 신문, 방송을 통해 이희호 여사 방문소식이 전해지긴 했지만 대다수 주민은 관심두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남조선(한국) 대통령이 온다고 해도 그다지 반길 것 같지 않은데 정치인이나 경제인도 아닌 90대 할머니가 왔다니 더 냉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전에도 남조선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 등 숱한 사람들이 다녀갔지만 모두가 고령이거나 임기 말에야 오곤 했다”면서 “이들이 방문할 때마다 남북관계에 큰 개선이 있을 것처럼 정치강연이나 행사에서 떠들곤 했지만 지금까지 선전처럼 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오히려 남조선 사절단이 왔다간 뒤에는 반드시 ‘위대한 영도자를 만나 뵈려고 찾아왔다’는 요란한 당국의 선전이 뒤따르곤 했다”며 “이제는 주민들에게 이 같은 선전이 너무 지겹기도 하지만 곧 진행될 강연 때문에 오히려 시끄러울 정도로 주민들이 불만을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이날 “어제 방문소식을 접한 시장 장사꾼들은 ‘왜 왔대. 인생 말년에 세상 한 바퀴 돌아보는 거겠지’ 등의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면서 “이 여사가 왔다 가면 성사되지도 않는 6·15공동성명 관련 각종 군중행사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장사 시간만 빼앗긴다는 불만을 보인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특히 “노인들 사이에서는 이 여사가 고령이라는 말에 ‘90대가 저렇게 정정한걸 보니 남조선의 수명이 우리보다 훨씬 긴 것 같다’ ‘생활걱정이 없으면 저렇게 오래 사는 법’이라며 인민생활에 관심이 없는 현 당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주민들은 ‘그들(이 여사 일행)이 여기(지방)까지 오지 않는 게 참 다행이다’며 삼복 무더위 속에 환영 행사에 동원될 평양 시민들이 참 고생할 것이란 말을 하고 있다”면서 “이 여사가 애육원과 유치원을 방문한다는 소식에는 ‘이러나 저러나 행사에 동원될 어린애들이 더 걱정’이라며 랭풍기(에어컨)설비가 전혀 없는 방안에서 땀 흘리며 ‘손님 맞이 연습’하고 있을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말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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