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민족대축전’이 남긴 말, 말, 말

▲ ‘8.15 민족대축전’ 개막식

2박 3일간의 공식행사를 마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통일대축전’은 긴 행사명만큼이나 많은 뒷 이야기를 남겼다.

15일 국립 현충원 방문, 16일 헌정사상 최초 국회방문 등 북측대표단의 예기치 못한 행보는 광복 60주년이란 상징성과 더불어 남북간 화해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듯했다.

그러나 행사 한 편에서는 날로 심각해지는 남남(南南) 갈등과 행사 주최측의 무리한 진행으로 인해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박 3일간의 ‘8.15민족대축전’ 공식일정을 참가자들의 어록과 함께 정리해본다.

[14일]

● 민족대축전 개막식 행사 ‘민족통일 대행진’이 열린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는 ‘민족도 하나, 조국도 하나, 해도 하나, 달도 하나’라는 구호가 등장 눈길. 거기서 해와 달은 왜 등장하는지 아리송. 개막식 이후 열린 남북축구경기에서는 한국 축구 공식 응원 구호 ‘대~한민국’ 대신 ‘조~국통일’.

● 민족대축전 진행을 주도해 온 통일연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8.15 민족대축전을 계기로 미군 철수의 대중적 공감과 지지를 확장시키는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미군 철수 문제를 더욱 전면화ㆍ대중화하기위한 투쟁이며, 이를 통해 9.8 미군 강점 60년을 앞두고 철수투쟁을 본격화하기 위한 실천적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고 주장.

● 연세대 총학생회는 학내에서 ‘8.15민족대축전’ 행사가 열리는 것을 반대하며 “‘탈정치’는 좌파의 반대 개념이 아닙니다. 그들과 정치성향이 맞지 않아서, 통일의 의지가 없어서 이 행사의 학내진행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이 행사를 추진하는 주최 측이 학내구성원들의 기본적인 동의도 하지 않고…”라고 입장 표명.

● 이에 통일연대는 “평화통일에 관한 담론을 선도할 청년학생의 전당이라는 위상에 맞지 않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응수.

[15일]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남북 당국 공동행사장에서 “평화를 통해 번영을 누리고 번영을 통해 평화를 공고히 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가자”고 밝힘.

● 북측 당국대표단 단장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서대문형무소 방문 시 “그렇게 잔혹하게 인민을 대한 것은 동서고금에 전례가 없다. 감옥을 돌아보고 나니 일제에 대해 치솟는 분노를 느낀다. 선열들을 남김없이 발굴해 인민교육에 이용해 달라”고 당부. 동서고금에 그런 전례가 없다니, 현재 그런 땅에 살고 있으면서.

● 정 장관은 “우리 민족이면 이 자리에 와서 누구나 똑 같은 분노와 수치심을 느낄 것”이라며 “분단된 조국을 하루 빨리 이어서 선열들이 이루지 못한 사명을 우리의 사명으로 생각하고 이루어야 한다”고 호응.

● 오후 축하연회에서 정 장관이 “자주의 나라, 평화의 나라, 통일의 나라를 위하여! 평양, 도쿄, 베이징, 워싱턴까지 들리도록!” 건배제의.

● 정 장관은 “생각해보니 이산가족 화상상봉, 남북 해군사령부간 통신 개통, 비무장지대에서 선전수단 완전 제거,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통과, 개성관광 시범관광, 6ㆍ15에서 8ㆍ15까지 남북 공동행사 개최, 북측 대표단의 국립 현충원 방문 등 7가지 축하할 일이 있다. 어제 상암 경기장에 내걸렸던 ‘통일은 됐어’라는 말처럼 마음속에 통일은 됐다고 본다”고 호언.

● 임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오찬자리에서 “우리는 서울을 보았다/이국의 도시가 아니었다/평양과 똑같은 민족의 도시였다”는 내용의 자작시를 즉흥적으로 낭독.

● 광복 60돌 기념 시민사회단체 집회에서 보수단체들은 “인공기 지켜주고 태극기 금지시킨 이해찬 구속하라. 민족의 분단을 가져온 김정일 정권을 타도하고, 국내에 있는 친북 세력 몰아내자”고 주장.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광복 60주년 자유통일 국민대회’에서 “현 정부를 보니 ‘이게 제 정신입니까’란 새 유행어를 만들어야 될 것 같다”고 비판.

● 전국민중연대ㆍ통일연대는 대학로에서 ‘반전평화 자주통일 범국민대회’를 개최하고 “미국의 야욕에 맞서 자주평화 통일하자. 노동자ㆍ민중이 앞장서서 한반도 전쟁과 예속의 근원인 미군을 철수시키자”고 주장.

[16일]

●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은 광복 60돌을 맞아 발표한 논평에서 “남한은 아시아 최고의 인권국가로 발전했지만,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가로 전락했다”고 남북을 비교한 뒤 “이제 좋은 방향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남한처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개방체제로 통일되어야 한다” 주장.

●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진중권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여권의 대권후보라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이번에 남반부 해방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고 비판.

● 북측대표단의 국회 방문 중 김원기 국회의장은 환영 인사를 통해 “김정일이 답방한다면 이번 대축전과 비교되지 않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결단과 김정일의 답방과 같은 결단이 따라준다면 남북관계 진전을 훨씬 높은 관계로 발전 할 것이다”고 제안.

● 임동옥 부부장은 “2000년 6월 정상회담이 있은 직후 북측 최고인민회의는 6.15정상회담에 지지 결의를 발표한바 있다”“그러나 남측에서는 6.15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결의를 했다는 것을 들어본 적 없다. 국회 차원의 슬기가 필요하다”고 서운함 표시.

● 김기남 단장은 오후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문병,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위원장)께서 걱정하십니다. 쾌차하십시오. 선생님(김 전 대통령)과 사모님(이희호 여사)께 장군님께서 인사를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김정일의 메시지를 전함.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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