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일만의 남북회담…어떤 의미갖나

북측의 선(先) 제의로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접촉이 2일 열리게 되면서 이번 회담의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이번 접촉은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 3일째인 지난 7월 13일 남북이 등을 돌린 지 81일 만에 열리는 당국 간 회담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관급회담 때 북측은 쌀 차관과 경공업 원자재 제공을 요구했고 우리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따지며 쌀 차관 제공을 유보한다고 밝히면서 양측은 얼굴을 붉히고 헤어졌다. 그 후 수해 때문에 양측 적십자접촉이 있었지만 당국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은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과 이산가족면회소 건설공사를 중단하면서 ‘분풀이’를 했고 지난 달 28일 북측이 이번 회담을 제의하기까지 양측에서 어떠한 회담 제안도 나오지 않았다.

이와 함께 7월에 남북이 열기로 했던 ‘자연재해 방지 실무접촉’과 ‘제3국 공동진출 실무접촉’에 이어 9월 평양에서 열자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제13차 회의가 잇따라 무산됐다.

이처럼 공백기가 이어진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정세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 장관급회담이 7월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그에 따른 우리측의 쌀 차관 제공 유보로 결렬된 만큼 정세가 호전되지 않는 한 남북 회담이 열리더라도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적지 않았다.

이런 정세의 원인은 직접적으로는 미사일 발사였지만 미사일 문제가 대북 금융제재로 북미 간에 날 선 대치상태를 이어가던 연장선상에서 불거진 만큼 6자회담 정세와 연결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남북관계를 활용한 우리 정부의 역할은 현재 한반도 정세를 풀기 위한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이 무르익은 다음에야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도 정부 내에서 감지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바로 정세 흐름의 반전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북측이 회담을 제의한 이유로 “이미 이룩한 군사적 합의와 관련한 문제”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만큼 일단 2일 회담 결과를 두고 봐야 분석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안팎의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일단은 ‘군사적 합의’를 거론한 대목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이를 놓고 북측이 군사적 합의의 이행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고 기존 합의의 확장 내지 발전방안 문제를 거론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의제가 이행 문제라면 예컨대 2004년 6월 4일 제2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방송과 게시물, 전단 등을 통한 선전활동을 중단키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측 민간단체가 대북 비방 전단을 뿌린 점 등을 거론할 수 있어 보인다.

더욱이 이번 접촉이 비교적 하위 채널에 속하는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접촉이라는 점은 새로운 합의보다는 기존 합의의 이행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엿보는 시각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 경우 정세의 호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합의의 발전방안이나 상위 회담 개최 문제까지 논의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서해지구 남북임시도로 통행의 군사적 보장 잠정합의서에서 ‘잠정’자를 떼어내거나 열차 운행용 군사적 보장문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예상은 군사적 보장 문제가 해결되면 경의선.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을 조건으로 경공업 원자재 8천만 달러 어치를 제공키로 한 남북 합의서가 발효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기 때문에 나온다.

이처럼 긍정적이고 건설적 맥락의 대화 제의라면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남북 장관급회담이나 경협위의 재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특히 한미 양국이 6자회담 재개와 진전을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논의하고 이번 달 동북아 3국의 연쇄 정상회담까지 전망되는 상황과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상황 때문에 정부 당국자들도 예단을 삼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서 북측 입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회담에 나가봐야 알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이번 접촉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도 속단하기 이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접촉은 81일 만에 이뤄지는 남북 당국 간 만남인 만큼 향후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를 예측해 볼 수 있는 풍향계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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