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기공급 늘었지만 북한 주민 불만 갖는 이유는?








▲북한 노동신문이 7월 3일 게재한 평양 창전거리 아파트 야경 모습. 북한은 간부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알려진 이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를 우선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8월 들어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전기량을 늘렸지만, 급작스런 세금 징수 및 당국의 이중적인 주택 살림집 전기공급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장마철에 들어서면서 (당국에서) 주민들에게 전기를 하루 5시간 정도 보내주면서 사용요금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전기 사용요금을 받으러 다니는 도시경영사업소 직원과 주민들 사이 말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장마철을 맞아 비가 내리기 시작해 수력발전소가 어느 정도 가동이 됐고, 이에 따른 전기 생산으로 중앙에서 가정용 전기 공급을 늘렸다. 이전에는 1~2시간 공급돼왔던 전기가 이제는 5시간으로 늘어나게 됐다는 것.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었지만, 문제는 전기 사용료를 내라는 관련 기업소의 직접방문과 세금 징수가 시작되면서 발생했다. 소식통은 “그동안 전기 없이 살았던 주민들은 ‘줬으니 내라’는 말에 황당한 반응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징수원들의 방문에 주민들이 가장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간부나 돈주(신흥 부유층)들은 돈을 주고 ‘도둑 전기’를 끌어다 사용하고 있는 실태에 대한 비판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각 도시마다 있는 ‘배전부’는 전기를 각 공장기업소와 주민세대에서 바치는 뇌물에 따라 차등 공급하고 있다. 또한 이런 비법(非法)에 대한 사후 처리를 위해 간부들이 사는 아파트에는 별도로 전기를 공급해준다.


소식통은 “‘불 밝은 아파트는 (당) 책임비서동’이라는 말도 전기를 펑펑 쓰고 있는 간부들의 비리를 빗댄 것”이라면서 “전기가 없는 생활을 하다 새벽에도 밝게 불을 밝히는 집들을 보아왔던 주민들의 울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반 주민들은 전기가 필요 없는 새벽에 갑자기 전기가 들어오는 현실에 화도 낼 만도 하다”면서 “도시경영사업소 직원이 잘못이 있어 싸우기보다는 그동안의 설움을 하소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장사를 해서 많은 돈을 벌어들인 돈주들이 늘어남에 따라 일반 주민들의 상대적인 전기 부족 현상이 커져가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당국에서 주민용 전기를 공급하지 않을 때에도 개인 영업자들이 나서 배전부나 인근 공장 기업소에 일정액을 주고 전기를 끌어 장사를 하고 있다. 이런 개인 영업자들에게 돈만 찔러주면 얼마든지 전기를 쓸 수 있지만 살림살이가 빠듯한 일반 주민들은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


이런 개인 영업자들 같은 경우 배전부에서 직접 전기를 받을 때는 매달 20만 원을 내야하고 공장 기업소에서 ‘코걸이 전기’를 쓸 때에는 명절이나 공장 간부 생일 때 인사치레를 반드시 해야 한다.


소식통은 “이 같은 방식으로 전기로 장사를 하는 개인들이 있지만 전압을 조정하는 변압기가 없이는 전기를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다”면서 “변압기는 시장 가격으로 아무리 싼 것이라도 15만 원(최고 150만 원)을 줘야 하기 때문에 하층 주민들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변압기가 없어 한 시간 전기가 들어와도 전등 한 번 켜보지 못하는 주민들은 국가 전기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돈주들과 가만히 앉아 전기를 마구 사용하는 간부들의 전기 사용요금이 같은 것에 대한 불만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름철 들어 전기 소비량이 늘어난 것도 이런 불만을 부추겼다. 자금이 여유로운 장사꾼들이 얼음과자 장사나 냉동기(냉장고)를 이용한 어물장사 등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일반 주민들 같은 경우에는 여의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이 “‘(당국은) 못사는 주민들에 대한 생각은 있는 거냐’ ‘결국 국가 전기로 장사를 하면서 간부 돈주머니만 늘어나고 돈 많은 사람들만 국가 전기를 쓰게 됐다’는 불만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간부들이 선풍기나 에어컨 등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에선 ‘전기계량기’ 등을 설치하고 쓴 만큼 요금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차별화되어 있는 현실대로 사용료를 내면 될 것’이라면서 ‘국가 전기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전기로 벌어들인 수익금의 10%만 사용료로 제대로 내도 나라 전기사정이 풀릴 것’이라고 말한다”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한편 도시경영사업소는 도시에 있는 모든 공공시설들을 보호·관리하는 곳으로 수도, 전기, 주택사용료 등을 세금형식으로 걷어 들이고 있다.


북한에서 전기사용료는 일반적으로 주택 1가구당 전구 3개를 기준으로 80원~100원이며, TV, 녹화기, 선풍기, 밥솥 등 전자제품 하나당 100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납부율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