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세 카스트로 은퇴 계획 없다

(연합뉴스 2005-08-12)
(아바나로이터=연합뉴스) 13일 79세 생일을 맞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은퇴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력을 과시하며 혁명과업 완수에 여념이 없다.

서반구에서 하나밖에 없는 공산주의 국가의 수반으로 또 지구촌 최장수 집권자인 카스트로는 붕괴된 사회주의 경제를 복원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그가 정권을 잡은 것은 미국 지원을 받고 있던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쫓아낸 19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스트로는 자신이 꿈꿔오던 평등사회 건설의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스태미나는 조금도 쇠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아직 4~5시간 짜리의 열정적인 미국비난 연설을 거뜬히 해내고 연설이 끝나면 지지자들이 부르는 인터내셔널가(歌)를 즐기는 듯 하다.

지난 7월 태풍 데니스가 쿠바에 몰아쳤을 때 카스트로는 재난방송이 진행되는 방송국 스튜디오에 나타나 현황을 점검하는 등 현장을 떠나지 않는 지도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그는 트레이드 마크가 된 군복차림으로 마치 쇼의 사회자나 된 것처럼 무대에 등장해 압력솥과 중국제 전기제품을 나눠주기도 하는 등 쇼맨쉽도 능수능란하다.

그는 8일 한 체육학교 졸업식에서 행한 연설에서 “내가 장수하는 것은 운동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나는 등산을 자주 하는 데 그것은 심장에 좋다”고 말했다.그는 또 “중요한 것은 역사의 올림픽이다. 우리는 그 부문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카스트로는 지난 10월 생방송으로 중계가 되고 있는데 미끄러져 무릎뼈가 부러졌다. 반대 세력들은 그의 대외적인 활동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는 2개월만에 건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주로 우익분자로 대부분이 미국 마이애미에서 생활하고 있는 카스트로의 정적들은 쿠바를 독재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강제노동수용소로 보고 있다. 또 카스트로가 1천100만 인민을 가난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있으며 출국권리를 박탈하고 반대세력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스트로는 지난 2003년 3월 민주화 운동 인사 75명을 감옥에 잡아넣은 후 현재 까지 14명만 석방한 상태에 있으며, 최근 7월에도 평화적으로 시위를 한 인사 15명을 붙잡아 투옥했다.

올 여름 쿠바에는 예년에 볼 수 없는 혹독한 더위에다 발전설비 고장으로 냉방시설마저 제기능을 못하자 서민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쿠바는 지난 1991년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원조가 끊기자 어려움에 봉착했다. 서방 외교관들은 쿠바 경제는 그 후 마치 중력에 도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하고 있다.

그러나 카스트로는 쿠바 경제 회복에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는 최근 구 소련의 원조가 끊어진 이후의 소위 ‘특별한 시기’가 이제 끝났다고 선언하고 앞으로 경제가 연 9% 성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런 와중에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산업의 동력인 원유를 저가에 공급함으로써 카스트로는 큰 도움을 받았다. 쿠바는 그 대신 베네수엘라에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이 차관을 제공함으써 쿠바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나름대로 무난히 넘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스트로 정권에 대해 비난 여론 못지않게 카스트로가 실용주의자로 경제를 잘 운용해 경기회복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캐나다 달우지 대학의 존 커크 교수는 “카스트로는 돈키호테와 같은 허황된 것을 쫓는 지도자가 아니며 헤드라이트를 항상 최대한대로 켜고 있는 실용주의자”라고 평가했다.

커크 교수는 “미국이 지난 46년간 쿠바의 ‘정권 교체’를 시도했으나 카스트로가 건재한 것은 그가 비전을 가지고 앞을 내다보면서 전진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는 카스트로 혁명 이후에 태어난 사람이 국민의 70%에 이르는 상황에서 공산주의를 영속화하겠다는 카스트로의 야망은 그 근거를 잃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싱크탱크 인터-어메리컨 다이얼로그의 카리브해지역책임자 다니엘 에릭슨은 “카스트로는 그의 사후에 공산주의가 계속됐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으나 국민은 물론 정부내의 인사들도 변화를 갈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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