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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는 19일 최근 ‘검증’공세가 집중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의혹과 차명재산설을 전면부인하고 나섰다.
처남 김재정 씨 명의의 도곡동 땅의 실제 소유주라는 의혹과 관련, 이 후보는 “내 재산이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하지만 이는 김재정씨가 평생 걸려 열심히 모은 재산”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이날 백범기념관에서 박근혜 후보에 이어 검증청문회에 참석한 이 후보는 차명재산설과 부동산 관련 의혹에 집중된 검증위원들의 질문에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면서, 시종일관 여유로운 자세로 ‘의혹’ 해소에 나섰다.
하지만 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답변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머물러 ‘면피용 청문회’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도 있다는 현장 반응도 이어졌다.
투기목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서초동 땅 취득과 관련해 이 후보는 “나는 일 때문에 해외로 돌던 때라 회사가 보너스를 대신 관리해줬다”며 “이 돈이 서초동 땅을 사는데 쓰였는지 취득 당시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식적으로 봤을 때 자신의 가장 큰 재산 목록을 몰랐다가 퇴직할 때 알았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77년 당시 이 땅을 살 때 저는 정치 꿈도 꾸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현대건설 정택규 이사가 정주영 회장의 명에 따라 내 보너스를 대신 관리해줬던 것이며, 나중에 다시 돈으로 돌려주겠다고 했었지만 정 이사가 건강상 문제로 퇴직하며 처분하지 못한 땅으로 돌려줘 그때 땅이 매입됐음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옥천 땅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는 질문에는 “지금도 팔리지 않는 험산을 제가 투기했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그 땅은 400명이 넘는 공동소유로 당시 행정수도 이전 정보가 있으면 저에게 팔았겠나”라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이 후보는 ‘다스’의 BBK 190억 투자에 대해서는 “권유한 적이 없으며, 기업 자체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자꾸 ‘다스’와 제가 관계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질문하는 것은 결국 ‘네거티브’가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안에서 던진 돌이 더 아프다”
병역문제와 관련, 이 후보는 “갈수만 있었으면 갔었을 것”이라면서 “대학 1학년 때 입학을 하고 이태원 재래시장에서 환경미화원을 했다. 시장에서 일하는 것이 힘들어서 군대를 가려고 했는데 신체검사를 받으니깐 기관지 등의 이유로 퇴출시켰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입사 이후 술을 가장 많이 마셨다’는 이 후보의 자서전 내용에 대해서는 “회사 사주가 술을 먹자고 했고, 낙오된 사람 뒤로 물러서라고 했다. 내일 당장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서는 “첫 아이가 초등학교 갈 때 ‘내 아이만은 공부를 잘 시켜보자’는 소시민적 욕심에 규정을 어기고 했다”며 “지금 돌이켜 보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만약 이 후보가 대선후보로 결정됐을 때 범여권의 네거티브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질의에 “본선에서는 내놓을 것이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별개 아닐 것”이라며 “내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지 않도록 경선과정에서 모든 것을 다 내놓았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또한 “상대캠프에서 우리 캠프 누구누구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 사람까지도 함께 가겠다”면서 “그게 본선에서 이기는 길이다. 바깥세력과도 함께해야 하는데 다소 어색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밖에서 던진 돌에 맞은 아픔보다 안에서 던진 돌에 맞은 아픔이 더 크다”며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나를 뛰어 넘어 정권 교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는 한때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과 이 후보 지지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