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박성철 조선노동당 정치국 위원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이 95세를 일기로 28일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경상북도 경주 출신으로 1936년부터 고 김일성과 함께 빨치산 활동을 했던 ‘혁명 1세대’인 박성철의 사인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은 “오랜 병환”이라고 밝혔다.
박성철은 1945년 광복 후 김일성과 함께 북한에 들어온 뒤 인민군 제15사단장, 민족보위성 정찰국장, 불가리아 주재 대사, 노동당 국제부장, 외무상, 노동당 중앙위원, 정무원 총리, 국가 부주석을 지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국가장의위원회에는 5번째, 1995년 오진우 국가장의위원회에는 4번째로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이후 1998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에 선임되면서 사실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특히 내각 제2부수상 시절인 1972년 5월, 7.4남북공동성명에 따라 구성된 남북 조절위원회 북측 위원장이었던 김영주 조직지도부장을 대신해 그해 12월 비공식으로 서울을 방문해 박정희 대통령을 면담한 바 있다.
당시 남북 접촉에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파트너로 나왔던 그는 1972년 1∼3차 조절위 공동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북한은 30일 오전 국장을 치르기로 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위원장으로 조명록 국방위원회 1부위원장, 김영일 내각 총리 등 당·군·정 고위 간부들을 망라한 65명으로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건강이상설 속에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김정일은 29일 박성철의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김정일은 김일성과 오진우 인민무력부장, 연형묵 국방위 부위원장의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중앙통신은 “박성철 동지는 김일성 동지의 영도 밑에 민족해방, 계급해방 위업과 사회주의 건설,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위해 한생을 바쳐 투쟁해온 충직한 혁명전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