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黨대회, 김정은 정권 몰락의 서곡

김정은이 끝내 파멸의 길로 들어섰다. 북한 주민들의 노력동원과 강제 성금 상납 등 고혈을 짜내 7차 당 대회를 강행한 것이다. 이로써 중국 전문가(중국 기관지 학습시보(學習時報) 부편집장 출신 덩위원(鄧聿文))조차 북한이 10~15년 내에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등 북한 정세는 가파르게 악화하고 있다. 결론부터 제시하자면, 36년 만에 치러지는 북한의 7차 당 대회는 김정은 정권 파멸을 예고하는 서곡이 될 것이라는 게 필자를 비롯한 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이카루스(Icarus)의 비극적 운명이 등장한다. 새의 깃털을 모아 밀랍으로 날개를 만들고 태양을 향해 날아가던 이카루스가 결국 밀랍이 태양열에 녹아 날개를 잃고 떨어져 죽는다는 스토리로 전개되는 신화다. 이 신화는 흔히 인간 욕망의 무모함을 경계하는 데 인용되고 있다. 특히 통제되지 않은 욕망의 위험성을 환기하는 데 자주 등장한다. 김정은이 이 신화를 알고 있을 만큼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기에 누군가 반드시 그에게 알려줘야 할 교훈이다.

오비이락(烏飛梨落) 격으로 권력을 얻게 된 김정은은 지난 4년 간 무소불위의 제왕적 통치행태를 보였다. 권력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결여한 채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어진 권좌에 앉게 된 김정은은 권력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 결과 그는 자신에게 ‘떨어진’ 권좌를 지키기 위해 갖은 무리수를 뒀다. 주민들에 대한 철권통치, 간부들에 대한 숙청과 처형을 주된 수단으로 동원한 공포통치 등이 그것이다. 자신에게 떨어진 권력의 단맛에 흠뻑 취한 김정은은 북한이라는 좁은 사회에서 신(神)과 같은 존재로 군림하려 했다. 그것이 지난해 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와 올해 36년 만에 치러지는 노동당 7차 당 대회로 구체화하고 있다.

김정은은 북한을 외부세계로부터 완벽하게 차단한 후 자신만의 폐쇄적인 ‘왕국’을 건설하려 하는 것 같다. 취약한 자신의 정통성을 ‘백두혈통’이라는 미란다(Miranda, 인간의 감성적, 비합리적인 정서에 호소하여 정치적 지배를 가능토록 하는 상징조작)를 통해 만회하고,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며 국제사회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자신이 ‘주체’와 ‘자주’를 체현하고 있는 지도자라는 크레덴다(Credenda, 인간의 이성적 판단에 호소하여 권력의 정당성과 합리성에 복종토록 만드는 정치적 상징조작)를 주입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에게 무한한 충성심을 강제하고 있다. 주민들을 외부세계와 철저히 격리시켜 북한이라는 ‘우물’ 안에서 ‘개구리’ 제왕이 되겠다는 계책인 것이다. 이를 위해 김정은은 국제사회와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외부의 사상이 유입되지 못하도록 사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환상은 결국 정권의 몰락으로 귀결될 공산이 매우 크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국제사회의 최강의 대북제재다. 유엔이 창설된 이래 현재와 같은 강력한 제재를 시행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위력적인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가 작동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 국가들의 독자 제재도 병행되고 있고, 북한의 최대 우호국이던 중국도 종래의 대북 옹호에서 사뭇 달라진 태도로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북한의 돈줄을 차단함으로써 김정은의 통치자금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둘째, 북한 내부의 경제상황이다. 김정은 집권 후 미약하나마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조금씩 나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었으나 그것은 이전 시기 북한 경제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상대적인 수치일 뿐이다. 김정은 집권 후 북한 경제는 전시성 사업의 증대, 김씨 일가 우상화 작업, 그리고 무엇보다도 핵무기를 비롯한 대양한 미사일 개발 등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탕진했다.  

사실 북한 경제의 운명은 1961년 ‘대안의 사업체계’가 등장할 당시 이미 결정됐다. 사상논리가 경제논리를 지배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안(大安)의 사업체계’ 등장 이후 북한 경제의 운명은 이미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같은 분위기를 결정지은 것이 1966년 공식 채택된 ‘국방, 경제 병진노선’이었다. 이후 북한은 중공업 우선 발전논리에 매몰돼 주민들의 실생활은 뒷전으로 제쳐놓고 군수산업의 육성에 혈안이 됐다. 그걸 이어 받은 게 김정일의 선군정치 노선이었고, 30여 년 간 착실하게 내리막길을 걸어 온 북한 경제를 확실하게 거덜 내려는 인물이 김정은이다. 지난해 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북한 당국은 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3천억 원을 날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 당국에서는 해외주재원들에게 무리한 상납을 강요하고 주민들에게도 월 상납금을 강요했다고 한다.

이번 당 대회 준비를 위해서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북한 당국이 또 한 차례 무리수를 뒀음은 당연한 얘기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여의치 않게 되자 당국에서는 주민들의 고혈을 짜내 상납금을 마련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심지어 신부와 상주까지 노력동원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니, 이쯤 되면 당 대회 준비과정이 어땠는지는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당 대회를 개최하여 또 다시 엄청난 자금을 날리려고 한다는 건 고사(枯死) 직전의 북한 경제를 확인사살하려는 것과 다름없다.

셋째, 첫째와 둘째 이유의 논리적 귀결이다. 그것은 바로 북한 주민들의 민심 악화다. 당 대회 준비를 위해 당국에서는 사실상 북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장마당을 크게 제한했을 뿐 아니라 노동력 동원을 위해 주민 이동을 통제했고, 무허가 상인을 단속하며 상인에게 과도한 상납금을 물림으로써 시장 구매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전반적으로 민생 지수를 더욱 악화시켰다. 대북제재와 경제 악화의 가속화로 인해 주민들의 충성심은 정권에 대한 불평불만과 분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정상들조차 거의 참석하지 않는 36년 만의 당 대회라는 것은 사실상 집안 잔치, 그것도 김정은과 일부 간부들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에 그칠 공산이 매우 크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불과 4~5일 만에 탕진하고, 주민들의 육체적/정신적/물질적 행복지수를 크게 악화시키면서 김정은은 도대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길일 것이다. 

1987년에 김일성은 “주민들의 의식주 개선 없이는 7차 당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고 한다. 그 후 ‘당 대회’란 말을 입 밖에 꺼내는 사람은 없었다. 김정일도 당 대회를 연 적이 없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집권 5년차에 당 대회를 강행하는 목적은 뻔하다. 자신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억지로 만들어내고 ‘김정은 조선’이라는 새로운 왕국을 창립하려는 목적에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듯이 권력에 대한 욕심이 과하면 오히려 낭패를 보게 된다. 김정은 지금 이카루스의 후예가 되기를 자처하고 있다. 7차 당 대회의 강행은 김정은 정권의 파멸을 예고하는 전주곡으로 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북한 주민들의 미래가 실로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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