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자회담’ 위해 북핵 외교행보도 분주

제15차 장관급회담에서 기대 이상의 합의가 도출돼 전에 없이 바쁜 남북관계 일정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수주간 북핵 외교 도 그 어느 때보다 움직임이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6.17 정동영-김정일 면담’으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지가 분명히 확인돼 이제는 ‘택일’(擇日)만 남은 상태에서 북한의 최종 결심을 촉진하기 위한 관련국들의 외교행보도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22일 주한미대사관 인터넷 커뮤니티인 ‘Cafe USA’를 통해 평양 방문의사를 밝혀 그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조만간 중국 고위층의 방북도 점쳐지고 있다.

힐 차관보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를 표명한 것은 조지 부시 미 행정부 고위 관리로서는 처음으로,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좀 더 유연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힐 차관보는 지난 3월에도 6자회담 수석대표 자격으로 방북 의지를 비쳤으나 미 행정부 내 협의과정에서 시기상조라며 만류하는 바람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만일 힐 차관보의 방북이 성사돼 힐-김정일 면담이 이뤄질 경우 핵문제와 관련, 북미 양국이 상대방의 처지와 각각 제시하고 있는 서로의 해법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희망사항’ 수준이기는 하지만 힐 차관보의 방북이 이뤄지고 그에 이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평양행이 성사된다면 북핵 해결 구도가 큰 전환점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정부는 21∼23일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의 방중을 통해 중국 수뇌부에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 한미정상회담과 정동영-김정일 면담의 내용과 성과를 전하고 최종 결심을 앞두고 고민 중인 북한을 설득하는 중국의 최종 역할을 당부한 바 있으며, 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중국 정부의 후속조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방중 기간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총리,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 등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들을 두루 만났으며, 여기에서 양국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6자회담 조기복귀를 위해 적극 공조키로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중국은 우리 정부와 발을 맞춰 북한이 조속히 6자회담 복귀 선언을 하고 날짜를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거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을 갖고 봐야 할 대목은 중국이 어떤 방법으로 북한을 설득하느냐이다.

북-중 외교채널을 통해 실무자 차원에서 전할 수도 있으나, 현재 북핵 문제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또는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수석 부부장 등 중량급 인사가 방북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후 주석의 방북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최근 변화된 자세가 후 주석의 방북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30일로 예정된 북한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리 근(李 根) 외무성 미주국장의 미국 뉴욕 방문도 주목된다.

리 국장은 국제회의 참석이 방문 목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측 6자회담 차석대표라는 점에서 그가 미 국무부의 실무진을 만나 6자회담 복귀 일정을 통보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북한의 6자회담 택일은 다음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행정부가 라이스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힐 차관보 등이 참석하는 전략회의를 갖고 정동영-김정일 면담에서 오간 대화 내용과 함의를 분석, 평가하고 대북 정책의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 평가회의에서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떻게 정리되는 지와 한미정상회담에서의 합의 내용과 일치 여부를 면밀히 따져 보고 입장을 정할 공산이 커 보인다.

정동영-김정일 면담 이후 미 행정부 내에서는 ‘네오콘’(신보수주의)에 기운 비 공식 라인은 여전히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공식적인 외교안보 라인은 보다 유연한 대북 스탠스를 보여주고 있다.

라이스 장관이 22일 북한에 대한 자극적 발언 자제를 요청하는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에게 “북핵 문제에 관한 한 조지 부시 대통령과 나의 입장이 제일 중요하다.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유념하겠다”고 밝혔는 가 하면 미 행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를 통해 북한에 5만t의 식량지원 의사를 공식 발표한 게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6자회담 복귀와 실질적 진전을 위한 마지막 수읽기에 들어갔고, 한.미.중 3국은 북한의 최종 결심을 촉구하기 위한 막판 유화.설득 공세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의 구체적인 복귀 날짜가 언제일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