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통 안에서 살아계시겠어’하며 희망 줄을 놓고 있는데 기쁘고 고맙고 설렌다.”
오는 20일 북한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하는 이수남(77세) 씨는 68년 만에 헤어진 형을 만난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씨는 최근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형이) 어떻게 늙으셨을까 상상이 잘 안 된다”며 “건강이나 좀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살아 계시는 것이 너무 영광이고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인 이 씨는 형이 1950년 북한군에 징집돼 끌려가 생이별을 하게 됐다.
이 씨는 “북한 사람들이 병력을 만들기 위해서 젊은 사람들 데려갔었다”며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형님이) 젊어 (징집될까) 걱정하다 시골에 데려간다고 광진교 쪽으로 가다가 잡혔다”고 회상했다.
그는 “(징집된 사람들이) 서울 시내 초등학교(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집합한다니까 어머니가 거기 가셔서 마지막으로 보고 헤어졌다”며 “어느 이산가족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부모님들은 통한하시다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 씨는 생이별한 당시 형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형은 자상한 성격이었다며 (나하고) 나이가 10살 차이가 나 챙겨줬다”며 “나는 형님 한 분, 부모님은 아들 하나겠지만 우리 형님은 모든 가족을 평생 잃어버리고 사셨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 아프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 씨는 한번 만난 후 다시 이별해야 하는 것에 착잡하다며 정부가 상설 면회소를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산가족들이 연세가 있으시고 우리도 나이 먹어가고 하니까 이게 마지막이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여러 가지 마음이 착잡하다”며 “영구적으로 상설면회소라도 생긴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바람이다”고 아쉬운 마을을 내비쳤다.
이어 이 씨는 “우리는 마지막이 될 수 있지만, 정부에서 계속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희망 사항이다”며 “한민족이니까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남북 간에) 교류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