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월 뜨거워지는 한반도…北인민무력부장은 왜 중국 갔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이 이어진 4, 5월을 지나 유엔안보리 1874호가 채택된 6월의 한반도 정세는 본격적인 ‘제2라운드’에 돌입하고 있다.

1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한미동맹 공동비전’을 통해 ‘확장 억지력(extended deterrence) 보장’ 등 더 강력해진 군사동맹을 확인했다. 북한 핵무기는 절대 용인 못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CVID)으로 폐기하는 것을 재확인했고, 북한의 잘못에 대한 보상은 더이상 없다는 점도 천명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 사이에 북한문제를 둘러싼 인식 차이는 없었다.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도 ‘공동 비전’에 명문화 됐다.

‘공동 비전’ 10개 단락에서 눈길을 확 잡아끈 대목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에 입각한 한반도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왜 이 시점에서 문서화 되어 발표됐는지에 주목할 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현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을 양국이 같이 인식하고, 앞으로 한미 양국이 북한문제에 공동 대처해 가는 가운데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에 입각한 평화통일’이라는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북한은 유엔안보리 1874호에 강력 반발하면서 농축 우라늄 개발 등 ‘핵 세트 메뉴’를 들고 나왔다. 동시에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이미 ICBM급 미사일이 옮겨진 것으로 관측되었고, 또 함북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에도 ICBM급 미사일을 탑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의 이동을 미 정찰위성이 포착했다고 17일 보도되었다. 동시에 강원도 안변 깃대령에서는 중거리 미사일 발사가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이런 행보는 중장거리 미사일로 한·일·미를 동시에 겨냥하겠다는 뜻으로, 10여년 전에 선보였던 ‘타격 지점은 명확하다-서울·도쿄·워싱턴’ 제목의 북한 미사일 포스터를 연상케 한다. 김정일은 지금 핵과 미사일 종합 메뉴를 다 들고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해 NLL에는 이미 해안포와 미사일이 발사 준비를 완료해놓고 있으니, 김정일로서는 한반도에 군사 긴장감을 최대치로 높여놓은 셈이다.

그래서, 지난 13일 김영춘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중국을 방문한 사실이 더욱 주목된다.

김영춘이 왜 중국에 갔을까? 김영춘이 후계자 문제 때문에 중국을 방문했을 수 있다는 일부 분석은 좀 잘못 짚은 것 같다. 김정일이 후계자 문제를 중국에 ‘보고’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고, 더욱이 김영춘이 ‘건방지게’ 중국에 가서 후계문제를 입에 올릴 입장도 못된다.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정운이 만약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면 김정일이 중국 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데리고 가서 중국 지도부에 넌지시 인사나 시키면 될 일이다. 과거 김일성이 김정일을 데리고 가서 그렇게 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 점에서 김정운이 지난 10일 께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주석을 만났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는 매우 어색하다. 그러나 김영춘이 방중한 사실은 중국 당국도 부인하지 않았다. 김영춘의 방중은 팩트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김정일은 어쨌든 한미 정상회담에 ‘맞대응’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김정일이 김영춘의 입을 통해 중국에 전달하려는 메시지다.

아마도 김정일은 ‘한반도 군사긴장 고조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곧 군사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에 전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 메시지 전달자로서 ‘군복 입은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을 선택한 것에 대해 중국 지도부도 ‘긴장감’을 느꼈을 것이다.

요컨대, 김정일은 김영춘을 통해 ‘우리는 이미 핵보유국인데, 유엔안보리 제재가 되면 우리도 군사적으로 맞설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중국의 동쪽이 많이 시끄워지게 될 것이니, 당신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미국이 우리에게 양보하도록 중재해보라’며 중국의 등을 떠미는 형국이다. 그러면서 과거의 관행대로 식량과 유류, 현금 등에 대한 요구도 잊지 않았을 것이다.

김정일은 또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서는 문제와 ‘미제 식민지 남조선’이 대북 유화정책으로 복귀하는 문제에 대해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뜻도 전달했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남-북-미-중 간의 역학구도에 대한 김정일의 이같은 사고방식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 따라서 김영춘의 방중은 전형적인 김정일식 ‘깡짜 외교전’이다.

특히 지난해 뇌중풍을 맞은 이후 김정일의 판단력은 더 제멋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 김정일은 ICBM을 걸어놓고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을 디 데이(D-Day)로 하여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려 할 것이다. 그 사이에 서해나 휴전선에서 ‘판’을 벌일 수도 있다. 때문에 이번 6, 7월 정세에서 우리 정부는 대북 안보에 전력(全力)을 기울이고 특히 중·러의 협조를 구하는 외교전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크게 바뀌었다. 미시적으로나, 거시적으로나 더 복잡한 정세가 예고되고 있다.

이 새로운 국면이 몰고 올 한반도 및 주변 정세는 이전보다 더 빠르고 가파르게 전개될 것이다. 만약 지구 대기권 밖에서 아주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면, 향후 5년까지 한반도 정세 변화의 모습은 마치 롤러코스터의 불규칙성을 연상케 할 정도일 것이다. 그 불규칙성의 핵심에 김정일 정권 문제가 놓여져 있다.

사실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부터 이미 객관적으로는 큰 변화에 돌입했지만 유독 우리만 그것을 ‘실감’하지 못했다. 정확하게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국민들이 실감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햇볕정책 덕분에 안심하고 산다”는 망언까지 했다.

앞으로 우리는 한반도 및 동북아에 ‘주어지는 상황’에 매몰돼 사태를 따라가기만 하는 수동성을 극복해야 한다. 사태를 냉정히 파악하면서 다가올 미래를 능동적, 예방적으로 대처하고, 나아가 매우 창조적인 미래 설계를 해야 할 시점이다.

좀 미안한 말이지만, 청와대, 국정원,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는 ‘야근’과 ‘특근’을 계속 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한반도 안보 상황을 걱정하고 있는 국민들의 심정을 좀 더 깊이 헤아려 달라는 뜻이다. 하지만 18대 국회에 대해서는, 차라리 국민들에게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정신건강상 그게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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