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58주년…유해발굴 현황과 과제

6.25전쟁 발발 58주년을 즈음해 국가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6.25 전사자 유해발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로 8년째를 맞는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2000년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3년을 시한으로 추진됐다가 2005년부터 국가적 차원의 영구사업으로 전환됐다. 해를 넘길수록 많은 유해가 발굴되고 정부 내에서도 사업의 지속적 추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영구사업으로 전환된 배경이다.

국가안위를 위해 청춘을 불사른 전사자들의 유해를 뒤늦게나마 가족에게 돌려주겠다고 나선 정부의 의지가 돋보이지만 반세기 이상 마르지 않고 있는 유족들의 눈물을 그치도록 하기엔 아직도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제53주년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아직도 이 땅 어딘가에 홀로 남은 13만여 명의 6.25 전사자들에 대한 유해발굴 사업도 더욱 활발하게 추진하겠다”며 “나라를 위해 희생된 분들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국가 무한 책임의지를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한 사람의 전사자 유해라도 더욱 빨리 찾아내 유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한 이 대통령의 발언에 군 관계자들은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주요 전투현장에서 발굴된 유해는 총 2천534구로 이 중 국군 유해는 1천941구, 북한군 및 중국군의 유해는 566구다. 27구는 감식 중이다.

전투현장의 땅 속에서 햇빛을 기다리고 있는 국군 유해는 13만여구로 추정되고 있어 지금까지 1.5%만이 발굴된 셈이다. 그러나 발굴된 국군 유해 중 42구만이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외관상으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유해 발굴 및 신원 확인 작업이 이처럼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들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지형변화로 전투현장을 찾아내기 쉽지 않고 발굴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 장비, 정부간 또는 정부와 지자체간 협조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인 박신한(51.학군18기) 대령은 “동절기를 제외하고 작업할 수 있는 제한된 시간에서 현재의 인력이나 장비, 시스템으로 기적을 일궈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시간과의 싸움인 유해발굴사업이 성과를 내려면 예산, 인력, 장비, 시스템의 대대적인 지원과 확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해발굴사업은 국가적 영구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작년 1월 국방부 산하로 창설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감식단)이 사실상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감식단은 4개 과에 4개 발굴반 등 모두 85명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발굴 전문병’이 늘어 134명이다. 매년 발굴작업이 재개되면 감식단의 전 요원이 투입돼 전투현장을 뒤지고 있다.

하지만 지형이 변하고 초목이 우거진 전투현장에서 유해를 찾아낸다는 것은 한 강에서 바늘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감식단의 하소연이다.

박 대령은 “땅 속에서 썩어가는 유해의 훼손 정도를 줄이려면 앞으로 5년내 전투현장에 대한 기초조사가 매우 중요하다”며 “전국에 산재한 전사자 유해 소재를 파악하고 이를 관리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군 일각에서는 국무총리실의 감독 아래 범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고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 설립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에 억류 중인 국군포로 송환을 위해 국방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관련부처 국장급이 참여하는 범정부대책위원회와 유사한 협의체를 가동해 짜임새 있게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대령인 감식단장의 계급을 최소한 준장으로 높이고 감식단의 인력도 늘려야 한다”며 “국가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의 위상을 어느 정도 갖춰줘야만 부처간 협의에서도 목소리를 낼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DNA) 감식 전문인력의 확충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식단 내에 DNA 감식 전문가 5명이 있지만 연간 발굴되는 100~150구의 국군유해를 감식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박 대령은 “DNA 검사능력의 확충과 감식 인력을 추가 확보하는 것이 시급히 요구된다”며 “앞으로 1천구 이상의 유해가 발굴되면 현재 감식 능력으론 대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감식단은 발굴된 유해의 감식을 위해 국립서울현충원 내에 3층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연말까지 완공해 현대식 장비를 갖춘 감식실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를 보관하는 보관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 대령은 “국민들의 성원으로 그간 성과 또한 적지않았다”며 “유족께서는 다소의 시간은 소요될 수 있지만 언젠가는 잃어버린 혈육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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