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 美용사, 北훈장 화보집 펴내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인이 북한의 각종 훈장과 메달을 소개한 영문 화보집을 발행했다.
‘북한의 군사.민간 표창(The Military & Civil Awards of the DPRK)’이라는 제목에 약 400쪽 분량의 이 컬러 화보집(영국 ‘존 테일러 북 벤처’ 펴냄)은 6.25전쟁 참전용사인 워렌 세슬러(75)씨가 현재 미 정부기관에서 분석관으로 근무 중인 폴 맥다니엘씨와 공동으로 펴냈다.


세슬러씨는 전쟁 막바지인 1953년 6월11일 성내동 ‘해리’ 진지 전투에서 소총수로서 총알이 빗발처럼 쏟아지는 언덕 경사면을 올라가 전쟁영화에서 나오듯 기관총을 난사하는 중공군 적 진지에 수류탄을 투척, 고지를 탈환하고 사수한 공로로 미국 정부로부터 은성무공훈장과 부상자에게 수여되는 ‘퍼플하트’ 훈장을 받았다.


그가 북한 훈장과 메달에 관심을 갖고 수집하게 된 계기는 비록 북한군과 대치한 전투는 아니었지만, 이 고지 경사면에서 북한군의 무공메달을 처음으로 주우면서부터.


1965년 군에서 전역한 그는 이 화보집을 지난 1987년부터 구상했는데, 1998년 7월에는 최초로 방북해 자신의 계획을 북한에 설명하고 몇 장의 메달 사진도 건네 받았다.


이런 노력 끝에 미 첩보부대 출신으로 ‘구소련의 훈장과 메달에 대한 전체 가이드’라는 책을 이미 발간한 친구 맥다니엘씨의 도움을 받아 올해 완성했다.


화보집 감수에 도움을 준 김자연 전 중국 중앙민족대학 객원교수는 19일 “북한의 훈장과 메달을 외국에서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은 이 화보집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훈장 화보집에는 ‘김일성상’과 영웅칭호 등 북한당국이 현재 공로자들에게 수여하는 각종 훈장과 메달 사진은 물론 위조된 가짜 훈장의 사진도 진품과의 감별 참조용으로 실려 있다.


이 책자에는 북한에서 오래전에 폐지된 ‘이순신 훈장’도 눈에 띄는데 ‘이순신 1등 훈장’의 수상자는 알려지지 않으며 2등 훈장은 6.25전쟁 때 22명에게 수여됐다고 책에 소개돼 있다.


세슬러씨는 “1998년 방북시 6.25기념관인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방문, 북한의 주요 훈장과 메달의 견본을 봤지만 유독 이순신 훈장만은 보지 못했다”고 책에 적고 있다.


북한은 1960년대 후반 김일성 유일지도체제에 따른 우상화 작업에 돌입하면서 이순신을 비롯한 위인들과 전통문화까지 배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카 훈장메달회의 찰스 맥다웰 전 회장은 책자의 머리말에서 “북한은 광범위한 국가 표창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구 소련의 영향이 메달 체계에 뚜렷이 드러나 있다”며 “북한의 표창 체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메달로 상당수의 군사.경제 부문 기념일 및 경축 메달과 함께 정권에 대한 충성에 보상하는 메달들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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