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첫 출격 장성환 옹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조종간을 잡았습니다.”

6.25전쟁 당시 처음으로 F-51 무스탕 폭격기를 몰고 적진으로 출격한 장성환(88) 옹은 3일 서울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개최된 ’조종사의 날’ 선포식에 참석, 출격 당시를 회고했다.

장 옹은 1950년 7월3일 북한군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던 국군을 엄호하기 위해 F-51을 몰고 출격했던 10명의 조종사 가운데 한 명이다. 당시 출격한 조종사 중 생존자는 장 옹과 김 신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장(전 공군참모총장) 두 사람 뿐이다.

그는 “1950년 7월2일 일본 이다츠케 기지에서 F-51 전폭기를 이끌고 대한해협을 건너던 때가 기억난다”며 “전폭기를 인수한 지 바로 다음날 적진을 향해 출격했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제대로 훈련을 받지는 못했지만 누란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나를 비롯한 10명의 조종사들이 조종간을 잡았다”며 “당시 10명의 조종사 중 2명만 생존해 있고 나머지는 전쟁 중 전사하거나 전쟁 이후 활동하다가 숨졌다”고 전했다.

1950년 7월3일 대구기지에서 처음 출격한 F-51 편대는 동해안의 흑호.삼척지구에 상륙한 북한군에 기총사격을 가해 다수를 사살하고 연료저장소 1곳을 불태웠다. 특히 영등포 노량진지구에 집결해 있는 북한군을 공격, 탱크 2대와 차량 3대를 파괴하고 탄약저장소 1곳을 폭파하는 전과를 올렸다.

장 옹은 “비행단장이었던 이근석 장군(당시 대령)은 첫 출격 때 적의 지상포화로 전사했으며 그가 당시 1호 전사(戰死) 조종사였다”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조종사의 날 선포식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디자인한 ’빨간 마후라’를 건네받은 장 옹은 “시대가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출격 당시엔 마후라 같은 것을 하지 않았고 그럴 여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를 건네는 후배 조종사들의 두 손을 꼭 잡으면서 “공군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후배들을 보니 든든하고 감격스럽다”라고 격려했다.

자신이 디자인한 빨간 마후라를 이날 공군에 헌정한 앙드레 김은 “마후라에 새긴 문양은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시대의 왕실문양을 미래지향적으로 재창조한 것”이라며 “공군 조종사들의 헌신적인 희생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자는 뜻에서 빨간색과 오렌지색을 넣어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앙드레 김은 “공군으로부터 제작 의뢰를 받았을 때 전 국민에게 이미지가 각인돼있는 마후라를 어떻게 디자인할 지 무척 고민했다”며 “평소 패션쇼 준비를 하는 것보다 더 고민했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빨간 마후라는 공군의 상징이기 때문에 강렬하고 멋스럽게 미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더 잘 했어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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