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연구 학계-사회 소통 이뤄져야”

6.25전쟁에 대한 폭력적인 이념논쟁을 극복하기 위해 학계와 사회의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명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일 서울 경남대 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북한연구학회.통일연구원 학술회의에 참가, “한국전쟁에 대해 말하는 것은 오늘과 미래의 우리를 말하는 것”이라며 “학문과 사회의 소통을 새롭게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먼저 6.25전쟁과 관련된 최근의 논쟁을 지켜보면서 연구를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회의가 들었다며 “학문적 문제가 이념.정치적 압박을 받는다면 한국 사회에서 진실을 찾는 일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6.25전쟁이라는) 사건이 큰 만큼 객관적으로 말해야 한다”면서 “이념문제를 다시 이념적으로 접근하면 상대방도 역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이념적으로 대응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쟁의 원인을 규명하려면 유연성이 필요한데 여전히 권력과 학문의 ’긴장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학문 간, 학문과 사회 간, 한국 사회와 서구 간 소통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통일전쟁’ 파문과 관련, 학문적 소견에 대해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생략된 채 곧바로 소송으로 이어져 개인을 사회적으로 매장하다시피하는 폭력적인 풍토를 비판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미.소 대립이라는) 전체적인 상황 아래서 행위를 파악할 때 한국전쟁을 순수내전으로 본 강 교수의 주장에는 학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정체성과 이념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며 “이를 부정하고 자기중심적으로 가두려는 독재적 사고방식과 그로 인한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한 북한에서는 이미 6.25전쟁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전쟁 연구를 위한 남.북.중 네트워크가 형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최근 6.25전쟁 파문에 대한 비판이 계속됐다.

김귀옥 한성대 교수는 “수많은 학문적 자유가 침해당하고 있다”며 “올해 미국의 1950년대 매카시즘 못지않게 (한국 사회가) 한 사람 죽이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연구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도 “특정 언론과 보수단체는 한국전쟁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자세가 안돼 있고 (학문적 연구성과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면서 학문적 논의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사회와 의사소통이 이뤄질 때 역사의식 정립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쟁 발발의 ’구조적 책임’은 미국.소련.일본에 있고 ’행위적 책임’은 무력통일을 시도한 남북한의 리더십에 있다며 “여기서 남침을 실천에 옮긴 북한의 책임이 더 크지만 모든 책임을 김일성에게 돌리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학술회의장을 찾은 강정구 교수는 토론을 지켜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보는 대로겠지”라며 말을 아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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