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납북가족’ 이미일 “납북자 말도 못꺼내는 DJ가 통일논의?”

▲ <6.25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 ⓒ데일리NK

지난 4월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이 한국인 납북자 김영남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달 16일 메구미의 부친 시게루 씨와 김영남의 모친 최계월 씨가 서울에서 극적으로 상봉하면서 납북자 송환 열기가 급물살을 타고있다.

오는 28일 일본에서는 한일 납북자 가족들이 모여 납치피해자 송환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집회에는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과 <납북자가족협의회> 최우영 회장이 한국 납북자 가족 대표로 참석한다.

출국을 앞둔 이미일 이사장을 가족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이사장은 일본의 대북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아베 관방장관과 아소 외무장관 등을 직접 만나 납북자 송환을 위한 한일 정부간 연대의 필요성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납북자 가족들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북한정부에게 압박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납북자 가족들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의 만남이 한국 정부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에도 강력한 메시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노력으로 2002년 북한이 납치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납치 피해자들을 송환한 것처럼 한국정부도 일본 같이 나섰다면 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한일 납북자 가족연대, 北정부에 강력한 메시지

그는 “그동안의 정부의 태도를 봤을 때 일본정부처럼 나서기를 힘들다는 것”이라면서도 “일본정부가 나서서 한국정부를 설득한다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올 수 있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그는 “일본정부의 원칙적인 대북정책과 납북자 해결을 위한 압박은 우리 정부가 배워야 할 정책”이라면서 “짧은 시간에는 힘들겠지만 한국정부의 리더가 바뀐다면 납북자 송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정권이 바뀌면 납북자 해결을 위한 한일 공조는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권교체를 통해 납북자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것.

일본 방문을 앞둔 시점에서 이 이사장은 일본 납치 피해자에게 미안한 감정이 앞선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메구미 등 일본 납치피해자들을 보면서 같은 피해자 입장이지만, 오히려 미안하다”면서 “우리 민족이 저지른 납치범죄에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고, 가족들은 수십년 동안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납북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사회적으로 납북자 하면 전후 납북자 485명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전시 납북자를 포함하면 납북자의 총인원 1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기성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전시납북자를 감안하지 않고 전후 납북자들만 고려한다는 것.

그는 전후 납북자 문제도 중요하지만 전시 상황에서 끌려간 수만의 전시 납북자들도 중요할 뿐더러 오랜시간이 흘러 생사확인만이라도 했으면 하는게 가족들의 바람이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DJ 방북, 납북자 문제 거론이 가장 우선

한편 이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 말 한마디 못하는데 무슨 통일 논의한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하면서 “김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납북자 송환을 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적극 제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납치 만행을 저지른 김정일 정권과 통일 방안을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면서 “김 전 대통령이 납북자 문제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방한한 메구미씨의 부친 시게루씨에게 일본에 의해 강제징용 됐던 분들을 만나보라는 열린 우리당 김원웅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 의원의 발언은 낮과 밤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면서 “시게루씨는 피해자 입장에서 한국을 방문한 것인데, 그 분에게 징용에 강제로 끌려갔던 사람을 만나라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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