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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북한의 납치 만행을 실증적으로 증명 할 수 있는 ‘한국전쟁납북사건사료집’이 이달 발간된다.
1000쪽에 달하는 사료집은 ▲납북자가족 및 목격자 증언 ▲실향사민신고서 ▲납북자 명부 및 명단 ▲한국전쟁사료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 반세기 동안 납북자 가족들의 활동을 비롯해 대한적십자사 및 정부활동이 총망라되어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북한의 6·25 전시 납치 만행에 관한 통합된 사료가 없었던 상태여서 이번 발간이 주목된다. 관련 단체들은 사료 발간을 통해 남북 당국에 전시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료집 발간을 주도적으로 해온 ‘6.25전쟁납북이사가족협의회(가족회)’ 이미일 이사장은 발간사에서 “사료집은 전쟁납치를 증명할 있는 중요한 자료”라면서 “사료집이 완성되면 정부를 비롯해 국회 등 정부 기간에 기증해 전시납북자 문제를 사회 각층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구체적인 조사를 정부에 제기하면 가만있지 못할 것”이라며 “사료집 발간을 계기로 전시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사료집은 한국전쟁시기 납북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나아가 북한에 있는 납북자들의 생사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자료와 연구물들을 풍성히 생산해 낼 수 있는데 기여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정부는 50년이 지난 납북사건에 대해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북한 당국의 의지 없이는 해결전망이 낮은 ‘케케묵은 사건’이라는 인식 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다.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참다 못한 납북자 가족들이 지난 2000년부터 6년간 국회도서관과 국가기록원 등에 매일 출근하디시피 해 전시납북자 관련 자료를 찾아냈다.
가족들은 국내 자료뿐 아니라 미국에 있는 자료까지 확보해 전시납북자가 8만여 명에 이른 다는 것을 밝혀냈다. 정부의 도움없이 가족들의 노력만으로 일궈낸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이번 사료집은 그동안 확보한 자료와 지난 2002년 발견한 ‘6.25전쟁사변 납치자 명부’를 바탕으로 했다.
이 이사장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사료집은 납북자 존재를 확인해 줄 명부나 문서 하나 없는 상황에서 정부, 학계, 시민들의 철저한 무관심에 실증적으로 저항하기 위해 벌인 싸움의 결과물”이라며 그동안의 설움과 우여곡절을 소회했다.
그는 “사료집을 통해 납북 희생자들을 대한민국 역사의 제자리로 모셔오는 날이 와서 전시납북자들의 명예와 인권이 회복되기 기원한다”고 말했다.
오는 28일 오후 6시 반 가족회 사무실에서 발간 기념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통일부 관계자 및 정치인, NGO 단체 회원들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