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축전 파행에도 남북교류 ‘이상무'”

북측의 ‘한나라당 주석단 배제’ 방침 때문에 평양에서 열린 6.15 민축전이 파행했지만, 남측 참가자들은 18일 대부분 남북 민간부문의 교류와 협력이 이때문에 암초에 걸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측 참가자들은 그러나 북측 참가자들이 대북 식량차관을 2.13합의 이행과 연계한 남측 당국의 방침에 격앙된 태도를 취하고 있어 남북 당국간 대화를 이끌어낼 계기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파행은 ’성장통’ = 6.15 축전이 파행했으나 남측 민간대표단 인사들은 ’절반 이상의 성공작’이었다고 자평했다.

김민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진통없이 민족문제가 어떻게 잘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이번 행사가 무산됐다면 분단 이후 피땀을 흘린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겠지만 다소 미진했더라도 흐뭇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행사가 파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북관계가 진전되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

김 수석부의장은 “6.15 정상회담 이후 남남갈등이 생겼다는 극단주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한나라당의 남북관계 정책 변화도 눈에 띄고 있다”며 “앞으로 6.15공동선언은 세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단으로 참가했던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북측이 왜 문제를 제기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북측이 나중에 양보하는 자세로 나왔다는 점에서 판을 깰 계획은 없었던 것 같다”며 8.15 통일행사 등 민간부문 교류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 교수는 “북측이 안이하게 생각해 문제가 발생했지만, 남한 배제 차원의 전략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거듭 “북측의 당초 의도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행사를 성사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명예교수인 백낙청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도 “무리하게 나온 북측의 태도가 수습이 안 됐다면 남북관계에 악재가 됐겠지만 북측도 유감을 표명했다”며 “건강한 남북관계를 이끄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당국간 대화 시급” = 서 교수는 “대북 식량차관은 인도주의적 문제인데, (2.13 합의와의 연계에) 북측이 굉장히 냉랭했다”며 “북측 안내원들도 ‘식량차관 오면 배급하겠다고 다 얘기해 놨는데 난감하게 됐다’고 공공연히 얘기를 하는 등 남북관계가 간단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대북 정책은 국민의 정부 연장선 상에서 이뤄지고 있을 뿐 현 정부 들어 진전된 것이 없다”며 “북미관계가 좋아진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자동으로 풀린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2.13합의 이행에 착수해 북미관계가 좋아질 경우 남북관계에 소홀해질 수 있는 만큼 남북 당국간 대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백 상임대표는 “북측은 남측이 미국의 눈치를 본다고 서운함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민간행사에서는 공식적으로 문제를 삼지 않았다”며 “북미관계가 풀리기 전에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독자적으로 노력을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민하 수석부의장도 “북미, 북중이 정치.경제적으로 깊어질수록 열강의 이해관계 속에서 남북관계가 자주성을 상실한 채 소원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서둘러 남북협력을 강화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이 서로 설득과 대화를 통해 화해.협력.평화를 도모하며 남북 각계 각층의 공조를 서둘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나라당 배제에 北 성토 = 6.15 축전의 파행을 부른 한나라당 의원의 주석단 배제 방침에 대해 이들 대표단 고위관계자들은 “잘못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민하 수석부의장은 “정당.종교 지도자들이 인내하고 초월해야 한다”며 남측이 인내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백 상임대표는 “민족대단합을 한다면서 남측의 중요한 세력을 처음부터 배제한다는 것은 반대이다. 북측도 비합리적인 태도를 취했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만 교수는 “북측의 문제 제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서 교수는 다만 “이번 행사를 통해 북측의 (한나라당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다는 것과 신뢰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을 한나라당도 인식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한나라당도 대북관계에서 변화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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