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선언 대선 야권연대 회복 키워드 되나?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고 12년이 흘렀다. 그동안 6.15선언은 남북 화해의 상징처럼 간주돼 왔지만 올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쓰임새가 더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종북 진영에서는 통진당 부정 경선으로 초래된 야권연대 위기를 6.15공동선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남북관계를 6.15선언 전과 후로 나누는 것이 일종의 관행처럼 굳어졌다. 정치권에선 남한 내 정치지형을 평화세력 대 전쟁세력으로 나누는 기준이 됐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만든 대통령”이라며 “우리가 정권교체를 하면 6.15정상회담에 이어 새로운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 정권도 ‘우리민족끼리’를 앞세워 체제의 정당성을 선전하고, 이를 대남공세 첨병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날 노동신문 등 주요 매체를 동원해 ‘6·15선언은 민족 공동의 통일강령’이라고 대대적으로 찬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체들은 김정은이 대를 이은 ‘통일의 구성’이며 ‘6·15선언과 선군정치가 있어 통일은 확정적’이라고 선전했다. 노동신문은 “새누리당의 재집권은 북남관계 파국, 전쟁을 의미한다. 진보개혁 세력의 연대와 단합으로 재집권 야망을 철저히 분쇄해야 한다”고 선동했다.


특히 종북(從北)세력에게는 합법적 활동영역 확대를 구축하는 기반이 됐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 통치권자가 역사상 처음으로 만나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한 6.15선언을 발표함에 따라 친북․종북세력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공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는 체제유지 수단으로 이용돼 3대 세습과 수령 독재에 유리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결국 북한과 남한 내 종북세력 등의 의도에 이용당하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허현준 시대정신 사무국장도 “친북노선을 국가적 차원에서 용인해준 결과가 됐다”며 “북한체제를 합법적으로 인정하게 돼 민간단체의 종북 공개활동의 배경이 됐고, 북한의 수령체제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친북 진영은 6.15선언 이행을 전면에 내걸고 각종 사회단체와 정당 등과의 연대활동에 전면에 나섰다. 배후세력에서 공개 정치활동으로의 전환에 6.15선언이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접근은 대선 야권연대 과정에도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종북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의 강령은 ‘6.15공동선언 정신에 따라’로 시작된다. 강령은 ‘우리민족끼리”반미(反美)’가 주요 골자다. 6.15공동선언을 활동의 지침으로 삼는다고 규약에 명시했다.


한국진보연대 역시 강령에 ‘우리민족끼리 기치아래 6.15공동선언을 이행하여 나라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한다’고 돼 있고, 반미 투쟁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주사파 NL(민족해방)계가 지도부를 장악한 민주노총도 자주를 강조하고 있고, 통합진보당 역시 6.15공동선언 이행과 10.4선언 이행을 강령에 명시하고 있다.


이들 단체가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6.15공동선언 남측위원회가 14일 북측에 보낸 연대사에서 “지난 4년은 남북관계가 6.15시대처럼 진행되지 않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고 규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연대사는 “사상과 이념의 차이, 모든 이해관계의 차이를 넘어 이 땅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마음 한뜻으로 평화를 수호하는 길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6.15공동선언의 기치 아래, 전쟁의 위기를 조장하는 모든 세력들과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적극 싸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통합진보당 사태로 촉발된 종북 논란으로 궁지에 몰리자 6.15선언을 매개로 야권연대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범민련 남측본부가 10일 성명에서 “6.15공동선언을 파기한 전쟁세력이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모든 국민을 ‘종북세력’으로 조작하고 공격하고 있다”며 “‘연북의식’ ‘우리민족끼리 이념’을 가슴에 새기고 종북소동에 밀려 ‘북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해야 한다’ 식으로 편승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것이 미국과 이명박, 박근혜가 요구하는 굴복의 표시, 이간질 소리이다. 모든 투쟁을 종미세력 척결투쟁으로, 모든 활동을 12월 대선 승리로 맞추자”고 선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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