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측위 “南 흡수전략, 北핵보유 명분 제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김상근 상임대표)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문제와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선 미국과 남한의 태도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4일 밝혔다.


2005년 1월 결성된 이후 좌파진영 통일운동의 구심체 역할을 자임하면서 이명박 정권 출범 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촉구해왔던 이 단체는 2010년 활동계획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악화된 북핵문제와 남북관계의 해법을 미국과 남한의 태도변화에서 찾고 나선 것. 특히 단체는 “6자회담 순항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문을 넘어야 한다”며 북측의 ‘선(先)평화체제 후(後)비핵화’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날 단체는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2010년 정기공동대표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 전망과 관련, “미북 사이에 6자회담 재개와 대북제재 등을 둘러싼 입장 차이 등으로 인해 교착상태가 쉽게 해소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핵문제 진전을 위해)미국이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협상수단은 ‘관계정상화'”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경우, 미 대통령 결정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연락사무소 개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중관계에 대해서 단체는 “북중 경제협력의 활성화가 협상 환경의 악화를 방지하는 안전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조만간 방중으로 북중 정치관계의 안정적 구축과 더불어, 동북경제권의 새로운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관계 전망과 관련, “북한은 경제정책에서의 공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실리적 차원에서 대남접근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보복성전’ 성명을 언급하면서 “이는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남한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뜻”이라며 “그러나 한국이 현재처럼 흡수전략을 계속한다면 남북관계도 어렵고, 핵문제 해결도 어려워지는 ‘한국발 악순환’의 교착상태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흡수전략은 북한의 핵보유를 정당화시키는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국내적으로 이념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국발 악순환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따른 ‘부흥’ 계획과 김태영 국방부장관의 “핵공격시 선제타격” 발언, 보주진영의 ‘흡수통일’ 주장 등은 오히려 북한을 자극해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나아가 ‘한국발 악순환’ 등의 언급은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지속된 남북간 경색구도의 책임이 남측에 있음을 간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추진설에 따른 남북관계 진전 전망에 대해선 “변화의 기대감은 높으나, 남북관계의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방선거에 따른 보수적 대북접근 등이 남북관계 정상화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단했다. 


이 같은 정세평가에 따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는 올해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환점으로 만들어 나가고, 화해협력의 남북관계를 복원하며 6.15공동선언 발표 10주년 민족공동행사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특별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전환과 항구적 평화체제 형성을 위해 각 정당, 시민사회와 연대, 6·15공동선언 발표 10주년 민족공동행사를 성사해 대중운동을 강화하고, 민간교류의 복원과 민간통일운동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민족공동행사와 범국민평화통일대회, 평화통일박람회 등을 추진할 방침이고, 남북관계 전환과 남북정상회담 촉구사업을 진행하고 민간교류 복원과 ‘통일쌀 보내기운동’, ‘금강산 관광 재개 촉구를 위한 활동’ 등을 밝혔다.


한편 백낙청 명예대표는 축사를 통해 “작년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서명 당사자인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한꺼번에 잃었고, 민족공동행사는 거의 막혔으며 대북 인도적 지원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뒤늦게나마 뭘 하려는 조짐이 보인다”며 “여러 가지 하는 양상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6·15, 10·4 두 선언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정하고 복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일이라면 누가 어떤 식으로 하는 정상회담이든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