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생계가 어려운 60대 노인이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사고를 당해 북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9일 알려왔다.
북한에서 극빈층으로 분류되는 취약계층인 독거 노인이 생계 문제로 무단 탈북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남양에 사는 60대 노인이 생활 형편이 너무도 어려워지자 지난달 초에 날도강(경비대와 사전 약속 없는 탈북)을 했다가 중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북송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노인은 남양교두 부근에 살면서 산에서 나무를 하거나 약초를 캐서 생활을 했지만, 당국의 입산과 벌목 금지가 강화되면서 생활고를 겪었다. 시집간 딸이 한 명 있었지만 형편이 좋지 않아 도움을 줄 수 없었고, 10월부터는 장을 떠돌며 구걸까지 했다.
같은 인민반에서도 체구가 작고 여윈 노인이 도강을 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곳 지리에 밝은 노인은 경비대의 감시를 피해 도강에 성공했지만 중국에서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했고,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강제북송을 당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남양교두를 통해 노인이 넘어왔지만 온성군 보위부가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딸을 통해 집으로 보내버렸고, 집에서 딸의 간호를 받았지만 결국 패혈 증세로 일주일만에 사망했다”고 말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북중 국경 경비가 삼엄한 조건에서 경비대의 방조 없이 탈북하는 사건은 최근에는 거의 없는 편”이라며 “혼자 사는 노인이 생활 형편이 어려워져 탈북했다는 점에서 북한 취약계층의 생활고와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