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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북측 대표단 단장으로 임동옥(林東玉)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유력하다.
2003년 대남비서였던 김용순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임동옥은 실질적인 대남총책을 맡아왔다. 임동옥이 북측 대표단장으로 유력시되는 이유는 남측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상대역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임동옥은 ‘임춘길’이라는 이명(異名)으로 1972년 11월 남북적십자회담(4, 6차)의 ‘수행기자’로 서울을 방문했고 85년 적십자 회담 때는 ‘자문위원’으로, 90년대 남북 고위급회담 때는 ‘수행원’으로 참가했다.
대남사업 진짜 실세, 김용순 능가
당시 ‘임춘길’의 상대역이었던 전 국정원 간부의 말에 의하면 임동옥을 ‘김용순 비서에 버금가는 실력자’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그 실례로 지난 2000년 9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을 방문했던 김용순이 방명록에 글을 남길 때마다 임동옥의 동의를 구했고, 임동원 국정원장은 행사 때마다 바로 옆에 그의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임동옥은 1975년부터 중앙당 국제부에서 근무했고, 78년 통전부에 들어가 지금까지 대남사업에 종사했다. 통전부에서 지도원, 부과장, 과장, 부부장을 거쳐 1993년 11월 제1부부장에 임명된 전형적인 ‘통전부맨’이다.
1997년까지 강관주 제1부부장과 함께 일했으나, 강 제1부부장이 대외연락부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이후 단독 제1부부장을 맡고 있다. 김정일의 신임이 두텁다.
2000년 6. 15 정상회담 전 베이징에서 남측과 사전 막후교섭을 벌였으며, 평양을 비밀리에 방문한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김보현 대북전략국장(현 3차장)의 ‘카운터파트’ 역을 수행하는 등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물밑접촉을 주관했다.
2000년 9월 김정일의 송이버섯 전달을 빌미로 서울을 방문,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김보현 차장에게 “동업자끼리 만났으니 잘해봅시다” 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1940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그는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일성고급당학교를 졸업했다. 문학적인 재능이 있어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며, 일상생활에서도 형용사, 사자성어 등을 많이 사용하며 해박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침착한 성격으로, 대남사업에서 원칙을 중시하는 유형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