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5방북단 면면 ‘시대변화 실감’

평양에서 열리는 6ㆍ15 민족통일대축전(6.14-17)에 참가하는 남측 민간대표단이 14일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민간 대표단 방북은 규모 축소라는 진통이 있긴 했지만 남북한 당국으로부터 별다른 ’간섭’ 없이 자연스레 이뤄졌다.

통일부는 지난 11일 판문점 남북연락관 접촉을 통해 300명의 방북단이 전달되기까지 협조적인 자세를 유지했고 북측도 13일 온전히 방북을 허용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때 ’이적단체’로 불렸던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인사들이 평양 땅을 밟은 것이다.

범민련 남측본부에서는 이규재 의장과 이경원 사무처장 등 12명의 회원이 방북 길에 올랐다.

초대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을 지낸 이 의장은 1999년 8월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이후 6년만에 평양에 들어갔다.

이들은 모두 범민련 대표가 아니라 남측준비위원회의 일원으로 방북을 신청했다.
이 의장은 준비위 공동대표 겸 운영위원으로, 이 사무처장은 공동사무처장, 박순경 명예의장은 학술위원회, 이종민 명예의장은 상임고문 자격이다.

또 88세로 방문단에서 최고령인 박정숙 고문은 통일연대 상임고문 자격이다.

범민련 관계자는 “방북과 관련해 여전히 조심스럽다”면서도 “남북 당국으로부터 한 명의 불허자도 없이 방북하게 된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했다.

또 “모든 만남이 합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범민련이 비공식적인 행동을 취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방북 기간에도 공식적인 행사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6ㆍ15 공동선언 5돌을 맞아 남북의 민간과 당국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데 의의가 크다”며 “이런 시점에 국가보안법이 존속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방북단에는 한총련 13대 의장인 송효원 홍익대 총학생회장과 비전향장기수의 모임인 통일광장의 임방규 공동대표도 포함됐다.

청년학생본부 일원으로 방북한 송 의장은 지난달 22-24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에도 통일부의 승인을 받고 참석했다.

당시 통일부 관계자는 “송씨의 경우 전과도 없고 수배도 되지 않은 상태라 법 적으로 방북하는 데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상봉모임에는 한총련 의장 자격이 아니 라 홍익대 대표로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해 이전과 달리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