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북핵 6자회담이 합의 도출 없이 휴회에 들어간 현 시점에서 6자회담과 관련된 가장 명확한 점은 ’일본의 고립’이라고 대만의 국제 문제 전문가가 지적했다.
’대만 싱크탱크’ 국제 사무부 라이이중(賴怡忠) 주임은 8일 대만일간 연합보에 기고한 칼럼에서 “일본은 6자회담에서 주 의제인 북한 핵포기 외에 북한의 대 일본 겨냥 미사일 철수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요구, 고립을 자초했다”면서 “일본의 요구에 주최국인 중국은 일본과 북한이 직접 해결한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고 당초 6자회담에 큰 열의를 보이지 않았던 러시아는 더욱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라이 주임은 “한국의 경우 북한이 납치한 한국인은 일본인에 100배가 넘지만 피랍자 문제를 제기하면 회담이 복잡해진다”고 말하고 “더구나 ’반일’은 남북한 공동의 언어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라이 주임은 “미국은 유일하게 일본을 지지하나, 북한이 미국의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하는데 심혈을 쏟고 있기 때문에 일본을 배려할 겨를이 없다”면서 “이 와중에 인질 문제를 꺼내는 일본은 6자회담의 훼방꾼으로 비춰지기까지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인권’을 북한과의 수교 조건 중 하나로 내걸고 있다”면서 “일본 피랍자 문제가 논의될 경우 북한이 이를 이용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문제를 협상하려 드는 것을 미국은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 수석 대표인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아시아 경험은 8개월의 주한 대사가 전부여서 일본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으며 국무부의 지일파들도 많이 떠났다”면서 “지일파가 없는 회담에서 일본의 부차적인 요구는 민감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을 통해 고립감을 느끼는 일본이 향후 중일, 한일, 북일 관계를 어떻게 바라볼지, 미일 동맹에 대한 믿음에 어떤 미묘한 변화가 생길지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타이베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