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핵폐기 초기이행 문건 사실상 합의

북핵 폐기를 위한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약 17개월만에 핵폐기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첫 문서가 사실상 마련됐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12일 저녁부터 13일 새벽까지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양자 및 다자협의와 수석대표 전체회의 등 마라톤 협상을 통해 공동문건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참가국들은 본국의 훈령을 받은 뒤 13일 중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막판 상황변화 가능성은 남아있다. 중국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협상이 끝난 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중국이 각국으로부터 합의문 문안에 대한 마지막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초기조치와 상응조치, 에너지 지원 규모 등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전체적인 문안에 대해서는 대표단의 본국 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오늘까지 갈지, 내일까지 갈지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또 북한에 제공할 에너지의 수치가 계량화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그런데 추가 협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문안이 “기본적으로는 북이 취할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가 연결돼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 첫날인 8일 중국이 회람한 합의문서 초안에 기초해 성립된 공동문건은 ‘성명’ 형태이며 ’이행합의(implementation agreement)’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힐 차관보는 말했다.

이 문서는 북핵 폐기를 위한 초기단계 이행조치를 북한이 수용하는 대신 상응조치로 에너지를 제공하는 문제를 등가성과 동시이행 원칙에 따라 시기와 규모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이행조치의 대상은 영변 5㎿ 원자로 등 5개 핵관련 시설로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취할 초기이행조치는 동결과 폐쇄.봉인(shut down), 불능화, 해체 등 핵폐기 조치를 나열한 뒤 북한이 선택하는 조치에 따라 상응조치를 차등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은 중유 50만t을 폐쇄.봉인의 보상대가로 제시하고 그 이상의 조치마다 보상 에너지량을 추가하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본부장은 “과거 제네바 합의와는 달리 핵 폐기를 향해 움직이는 만큼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며 “그 때는 동결만 이뤄지면 매년 대체에너지가 지원됐는데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만큼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초기이행조치 이행시한도 60일로 명시함으로써 빠른 시일내 초기 이행조치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에 제공할 대체에너지로는 중유 외에 각 국의 사정에 맞는 에너지가 적시되고 ’5개국이 균등분담해서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 본부장은 “5개국의 균등분담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합의내용과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5개 워킹그룹을 구성하는 내용도 합의문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킹그룹은 ▲비핵화(핵폐기) ▲에너지.경제지원 ▲동북아 안보협력 ▲북.미 관계정상화 ▲북.일 관계 정상화 등 5개로 구성돼있다.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은 공동문건 내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북한의 선택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 본부장은 북한이 만족감을 보였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단 수용가능하다. 어느 정도 만족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든 문안의 수치에 기본적으로 동의했다”고 답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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