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외교장관회담 연기론 부상

한국과 중국, 미국 등이 추진해온 6자 외교장관 회담이 사실상 조기에 성사되기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8일 6자회담에 정통한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미국 등은 2.13합의 초기조치인 핵시설 폐쇄를 조기에 마무리짓고 2단계인 핵시설 불능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6자 외교장관회담을 이달 안에 개최할 방침이었으나 의견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다.

관련국들은 북한이 핵시설 폐쇄에 착수하는 직후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을 열어 2단계 조치(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를 논의한 뒤 폐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시점에 6자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까지 7월 초에 6자 수석대표회담을 열고 7월23-24일 외교장관회담을 여는 방안이 관련국 사이에 논의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핵시설 폐쇄의 대가로 받을 중유 5만t 가운데 1차 선적분(6천200t)을 받는 시점에 핵시설을 가동중단(폐쇄착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입북 등의 일정이 늦춰지면서 이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관련국들은 이에 따라 오는 30일께 외교장관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내 정치일정(총선)을 앞둔 일본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으로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6자 외교장관회담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진지한 협상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한데다 중동 현안으로 인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ARF 참석 여부마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 상황을 종합해보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8월초까지도 6자 외교장관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핵시설 폐쇄 조치가 8월초까지 완료되지 않을 경우 6자 외교장관회담은 9월께로 연기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북한과 IAEA가 합의한 핵시설 폐쇄조치가 단기에 완료되고 2단계 조치인 핵시설 불능화 및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해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경우 라이스 장관이 일정을 변경해 외교장관회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될 경우 비핵화 현안 뿐 아니라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는 문제가 본격 논의되며 4자 평화포럼 문제도 현안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6일(한국시간) 북한이 중유 1차 선적분을 받으면 곧바로 영변원자로 폐쇄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영변원자로 폐쇄를 아주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언급 등은 분명히 긍정적”이라며 “우리는 원자로 폐쇄가 최대한 빨리 이뤄지는걸 지켜보고 싶다”고 밝혔다.

6자 외교장관회담이 조기에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한국과 미국 등은 2.13합의의 초기조치인 핵시설 폐쇄를 착실하게 추진하면서 30일께 베이징에서 6자회담 본회담을 소집해 2단계 조치인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협의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달 말 6자회담이 다시 열릴 경우 미국은 사전에 북한과 양자회담을 열어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일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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