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북핵실무회의, 北미사일 거론안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5개 실무그룹 회의 중 하나인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회의가 19일 오전 10시 (현지시각) 의장국인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특히 ’2.13 합의’의 산물인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은 물론 다른 어느 국가도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외무부 영빈관에서 오후 5시까지 열린 첫날 회의에서는 실무그룹 회의 대표들은 의견 충돌이나 대립 없이 시종일관 긍정적 기조를 견지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대표들은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초안을 마련해 회람시킨 ’동북아 평화·안보에 관한 기본원칙’ 2차 초안에 대해 각국의 견해를 밝히고 이견을 조율했다.

러시아는 해상 조난 구조 및 테러 대응 등에서의 협력과 같이 6자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초안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대표들은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기본 원칙의 필요성을 저마다 강조하면서 기본원칙에 대한 세부 내용까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틀간 회의에서 ’기본원칙’이 채택될 경우를 가정해 이를 어떤 형식으로 발표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실무그룹 회의는 지난 2007년 3월 베이징(北京), 같은 해 8월 모스크바 회의 이후 세 번째로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 출범 이후 첫 6자 회동인데다 지난해 12월 베이징 6자 수석 대표 회담에서 검증 의정서 타결에 실패하면서 침체한 6자회담의 모멘텀을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그리고리 로기비노프 외무무 대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1차 초안에 대해 검토와 수정이 있었지만 크게 바뀐 것은 없다”면서 “이번 회의는 다음 6자회담 프로세스와 연결될 수 있는 일정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임무는 기본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6자회담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과정 전체에 차질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예상 외 발언은 하지 않았다”면서 “각 당사국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상세하고도 솔직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모스크바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의가 전에 없이 전체 비공개로 진행되는 것이 최근의 남북한 긴장 관계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우리 측 대표인 허 철 외교부 평화기획단장도 이날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18개월 만에 이뤄진 실무그룹 회의인 만큼 얼음을 깨고 나온 듯 느낌이었다”면서 “각국 대표가 긴장 보다는 긍정적 톤으로 이번 회담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듯 했다”고 말했다.

앞서 허 단장은 전날 러시아와 미국, 일본 대표 등과 잇따라 양자회동을 하고 6자회담과 비핵화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각국 대표들은 20일에는 러시아 외무부 본부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전날 논의됐던 내용을 최종 점검하게 된다.

이번 회의에는 러시아의 로기비노프 대사와 한국의 허 단장, 북한의 정태양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 미국의 알렉산더 아비주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중국의 양허우란(楊厚蘭) 한반도 담당 대사, 일본의 마사후미 이시히 외무성 부국장 등이 각국 대표로 참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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