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북핵신고 앞두고 `靜中動’행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북핵 신고를 앞두고 6자회담 프로세스가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초 이달 초.중순으로 예상됐던 북한의 신고와 그에 대한 평가를 위한 6자 수석대표 회의는 미뤄지는 형국이지만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의혹규명을 포함한 북한의 성실한 신고를 이끌어내려는 각국의 물밑행보는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3~5일 크리스토퍼 힐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의 방북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의 친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되면서 `신고’를 돌파하기 위한 회담 참가국들의 움직임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우선 이르면 이번 주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방북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8일 우다웨이 부부장이 이르면 주중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우다웨이 역시 9일 “나는 그것(북한 방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우 부부장은 방북시 카운터파트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나 북한의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촉구하는 한편 신고와 맞물린 차기 6자 수석대표 회의 일정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방북은 `부시 친서’의 효과를 측정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만약 북한이 성실 신고를 강조한 부시의 메시지에 호응할 경우 UEP관련 사항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신고서를 우 부부장에게 전달할 수 있고 당장 전달하지 않더라도 신고 내용 및 계획 등을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6자는 신고 내용 평가를 위한 수석대표 회의를 연내 개최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비핵화 2단계의 최대 장애물인 `신고’ 단계도 빨리 넘어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외교가는 기대하고 있다.

2.13 합의를 계기로 6자회담이 북.미 양자 협의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전만 못하게 됐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의장인 우 부부장이 북측에 성실한 신고를 촉구할 모종의 카드를 안고 방북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비록 당국자들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힐 차관보가 그랬듯 우 부부장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우다웨이 부부장의 방북 가능성과 맞물려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의장국인 한국이 11~12일께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실무그룹 비공식 수석대표 회의도 관심을 끈다. 한국은 베이징에서 열릴 이 회의에서 신고.불능화 이행 대가로 제공할 대북 설비.자재 지원 문제를 협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비록 기술적이고 실무적인 성격의 회의지만 일시적 정체국면을 맞고 있는 6자회담에 `동력’을 싣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길 우리 당국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참가국들이 대북 설비지원 의지를 적극 표명하는 것 자체가 북한의 성실 신고를 요구하는 `부드러운 압박’이 될 수도 있는 데다 이 회의를 계기로 열릴 수 있는 남북, 북.미 등 간의 양자 접촉 또한 5자가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도로 북.미는 뉴욕 채널을 통해 핵신고 문제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이 친서 전달이라는 승부수를 던지고 북측도 이 사실을 공개하는 것으로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상황에서 양측은 UEP 의혹 규명을 포함한 핵신고,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등 쌍방의 카드를 들고 실무선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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