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북핵대화에 방점..시기는 불투명

“지금은 인내심을 가지고 상황을 주시해야 할 때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14일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에 착수하고 2차 핵실험을 경고하는 등 연일 위기를 높이고 있지만 한.미 등 나머지 참가국들은 북한의 위협에 서두르지 않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런 기류는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과 러시아가 13일 북핵문제의 대화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는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모두 6자회담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이런 상황에서 인내심을 강조한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이 단시간내 풀리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이 마무리된지 이제 3주밖에 안됐다”면서 “지금의 냉각국면이 바뀌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거 북한이 도발하면 서둘러 당근을 제시하며 위기를 누그러뜨리던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차분한 대응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북한이 지금처럼 재처리 착수를 공언하던 작년 10월 크리스토퍼 힐 당시 국무부 차관보가 방북, 재처리를 말리기위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하겠다는 양보를 했지만 북한은 지금 또 다시 재처리를 위협카드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같은 전략을 반복하니까 이제는 말려들지 않겠다는 인식이 한.미 정부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무엇보다 북한의 연이은 도발이 협상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반응과 상관없이 미리 세워진 계획대로 밀어붙이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는 웬만한 `당근’이나 `채찍’가지고는 북한이 꿈쩍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정부 당국자는 분석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수시로 방북의사를 표했음에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만 봐도 북한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정부는 현재 막바지 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진 미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과 중국 및 러시아의 태도 등을 감안해 차분히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정부 당국자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분명히 돌파구가 뚫리고 대화로 전환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에 억류된 미 여기자 2명이 대화 재개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이 억류중인 미국인 여기자 2명에 대한 재판이 내달 4일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판이 마무리되면 보석 등의 절차를 거쳐 이들이 풀려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데 이 과정에서 미국의 고위인사가 방북해 이들을 데리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인도주의적 사안이라 양측 모두 부담이 덜한 가운데 북.미 간에 자연스런 접촉이 예상된다.

실제 1996년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가 간첩혐의로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씨도 북한의 요청으로 빌 리처드슨 당시 하원의원이 방북한 끝에 억류 3개월여 만에 소정의 대가를 지불한 뒤 석방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정책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즈워스 대표는 지난 12일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향후 수 주간에 걸쳐 방북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핵문제를 담당하는 보즈워스 대표가 여기자 억류사건까지 담당하면 일이 이상하게 엮여 사태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부정적으로 봤지만 그의 방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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