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G7모델로 제도화해야”

북핵 6자회담이 비핵화 검증 등 3단계에서 예상되는 더욱 어려운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키 위해선 서방선진 7개국 회의(G7)나 G8(G7+러시아)을 모델로 낮은 수준의 제도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외교정책분석연구소(IFPA)가 최근 펴낸 ‘동북아 미래 안정을 위한 다자 대응’이라는 책은 6자회담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현존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임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6자회담에 요구되는 역할을 감안해 “집단적 다자 대응력을 제고하되 제도.관료화는 최소화”할 수 있는 다자기구 방식으로 G7/G8 방식을 제안했다.

제임스 쇼프 IFPA 아태연구소 부소장 등 저자들은 현 6자회담 참가국들이 6자회담을 예산과 상근인력이 많이 드는 방대한 기구로 만들 의사가 없는 현실을 감안해 이같이 제시하고, 중국 베이징에 중국 외교부에서 독립된 장소에 상주 사무국을 설치해 베이징 주재 6자회담 참가국 외교관을 파견시켜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저자들은 6자회담을 G7 모델 수준으로 제도화하더라도, 비핵화와 북미간, 북일간 관계정상화가 상당히 진척될 때까지는 정상회의를 할 필요없이 정상들의 지원하에 장관급 회의를 갖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북한이 참여하면 G6, 북한이 불참하면 G5 방식으로 운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현재 6자회담 산하에 주제별로 구성된 실무그룹회의들이 따를 수 있는 과거의 각종 다자기구 모델을 제시했다.

이들은 비핵화 문제를 다룰 실무기구로는 1990년 체결된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을 이행하기 위해 구성된 합동협의단(Joint Consultative Group)을, 경제.에너지 지원 문제는 세계은행 협의단을, 안전보장 문제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동북아판을 각각 원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다자 실무기구는 현재의 실무그룹회의 때보다 회의 일정이 예측 가능하고 회의가 빈번하게 열림으로써 장기 계획 수립과 기술적인 문제들의 해결에 더욱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저자들은 6자회담 참여국 지도자들에게 북미, 북일간 관계정상화, 북한과의 대규모 경제교류 개시, 동북아 협의기구의 창설, 핵비확산조약(NPT) 탈퇴국의 사상초유의 조약 복귀 등의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놀라운 기회”가 눈앞에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지도자들은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북한에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요구하는 많은 미국 관리와 분석가들은 그런 결단이 이뤄지면 결단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전략적 결정은 조용히 이뤄지고, 조건부로 이뤄지며, 나중에 뒤돌아보고서야 그때 결정이 이뤄졌구나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저자들은 주장했다.

전략적 결정의 이러한 성격은 북한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6자회담 참여국들에도 해당한다고 저자들은 지적하고 북핵 9.19공동성명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공약 역시 북한이 이행한다는 조건부임을 예시하면서 그런 이유로 6자회담의 역할이 앞으로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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