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휴회와 남북관계 향방

제4차 6자회담이 일단 휴회 후 재소집에 합의함에 따라 남북관계는 당분간 현상유지 속에서 남북채널을 이용한 돌파구 모색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6자회담이 결렬도 합의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남북관계의 급진전이나 급냉각이 아닌 일단 현상유지 쪽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지난 5월 남북 당국간 회담 재개 이후 개최된 제15차 장관급회담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10차 회의의 각종 합의사항을 이행하면서 남북관계를 관리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수산협력협의회와 남북 농업협력위원회 등 새롭게 출범한 남북간 회담체를 이용해 다방면에서의 협력문제를 논의함과 동시에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과 금강산 관광사업 등을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개성공단사업은 조만간 본단지 5만평 분양에 착수해 시범단지 가동에 이어 사업의 본궤도에 들어가게 된다.

또 오는 12일에는 판문점 북측지역에서 남북 장성급회담 실무대표회담을 갖고 그동안 양측이 실시해온 군사분계선(MDL)상 선전수단 철거의 실상을 확인하고 제3차 장성급회담 개최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하지만 현상유지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휴회 중 북핵문제가 악화된다면 남북관계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6자회담의 핵심 행위자인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휴회 기간 본국에 돌아가서 강경파들의 입김에 시달린다면 핵문제가 어렵게 꼬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럴 경우 6자회담이 재소집 된다고 하더라도 성과를 예상하기 쉽지 않고 자연스럽게 남북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번 6자회담에서 참가국 중 유일하게 북한만 중국이 내놓은 4차초안을 거부함으로써 미국을 정점으로 북한과 대립하는 ’5 대 1’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점은 미국으로 하여금 북핵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에 대한 유혹을 느끼게 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회부와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이뤄질 경우, 경제협력을 축으로 한 남북관계는 거의 파국에 준하는 상황으로 빨려 들어갈 공산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그동안 남북간에 만들어진 채널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는 등 해법마련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오는 14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8.15민족대축전은 남한 정부의 입장을 재치 설명하고 북한을 설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기남 당중앙위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북한 정부대표단이 내려오는 만큼 대북 설득의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6.15 5주년 행사 때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의 방북과 6.17면담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각종 북한 대표단을 통해 각종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또 한번의 결단을 유도해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회담의 휴회가 결렬상황은 아닌 만큼 남북관계에 곧바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휴회기간 미국을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과 함께 북한과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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