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제4차 본회담 중간점검

제4차 북핵 6자회담이 29일로 개막 나흘째를 맞이하면서 공동문건 작성을 향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양상이다.

회담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공동문건 작성 준비라는 본격적인 협상의 단계로 가고 있다는 게 회담 관계자의 전언이다.

남ㆍ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개국은 26일 개막 이후 네차례의 북미 협의를 중심 축으로 다각적인 양자협의를 통해 공통분모를 찾는데 주력해왔다.

6개국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소인수(소규모) 회의를 갖고 회담을 중간 점검했다. 숨가빴던 닷새 간의 논쟁을 일단 정리하고 향후 논의 방향과 회담 기간, 방식을 짚어보자는 차원의 회의였다.

그러나 40분이라는 회의시간이 암시하듯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으며 30일에 수석대표 소인수 회의를 열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수석대표 소인수 회의의 핵심은 각 국이 염두에 둔 공동문건 내용을 제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회담의 성과물을 어떻게 공동문건에 담을 지를 조율하는데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개국은 각 국의 공동문건의 내용과 방향에 관한 자국의 안을 내놓은 뒤, 서로의 안을 살펴보고 단일한 공동문건 초안을 만들 지, 아니면 가장 합리적인 안을 중심으로 공동문건을 만들어 나갈 지를 협의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6개국은 이번 주말에 각국이 낸 공동문건 안을 비교하면서 자체적인 문안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 주에 초안 작성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막 이틀전인 24일 남북 양자협의를 시작으로 사실상 4차회담 일정에 돌입한 6개국은 자국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과 적어도 두차례 이상의 협의를 가졌다.

양자협의는 본회담 개막전에는 주로 대표단 숙소를 이용해 이뤄졌고, 개막후에는 회담장 내의 별도의 별실 또는 전체회의장에 마련된 소파에서 수시로 이뤄졌다.

‘격식’보다는 ‘실질’ 협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게 과거 세차례의 6자회담과의 차이점이라는 게 회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눈에 띄는 것은 북미 양자협의다.

양측은 개막 하루전인 25일 첫 만남을 시작으로 29일까지 모두 네차례 얼굴을 맞댔다. 닷새동안 4회전을 치른 것이다. 만남의 성격도 ‘접촉’이라기보다는 ‘협의’로, 대화 수준도 ‘탐색’이 아닌 ‘협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양상이다.

과거 2003년 8월 1차 회담의 경우 북미간 양자 대면이 이뤄지기는 했으나 그 장소가 전체회의장 구석 소파였고, 작년 2월 2차회담에서는 1차와는 달리 만남의 장소가 별실로 격이 높아졌지만 테이블도 없이 의자를 놓고 앉아 의견을 교환하는데 그쳤다.

각측이 갖고 있는 요구사항과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테이블에 올려 의견접근을 볼 수 있는 안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28일 북미 양자협의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지(느끼지) 못했던 그들의 생각들(아이디어들)이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됐을 뿐아니라 그들의 생각들 가운데 일부는 우리들이 생각들 가운데 일부와 잘 조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힌 점은 이미 논의가 ‘협의’ 수준으로 발전됐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남-북-미 ‘연쇄 양자회동’이 이번 회담의 주요 축인 것도 두드러져 보인다.

남.북한과 미국은 4차회담을 앞두고 24일과 25일 돌아가며 연쇄 양자회동을 갖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으며 그 이후에도 북미 양자협의를 전후해 한미간에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우리 정부 대표단의 주도적 역할에 미국의 적극성과 남북관계의 유용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 등이 맞아 떨어지면서 새롭게 정착된 6자회담의 틀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역할이 과거보다 다소 줄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돈다.

닷새간의 치열한 논쟁 끝에 추려진 쟁점은 비핵화 범위와 핵폐기 대상, 관계정상화, 고농축우라늄(HEU), 인권 문제 등이라는 게 회담장 안팎의 분석이다.

이 쟁점들은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라는 큰 틀과 복잡한 함수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비핵화에는 그 범위와 그에 따른 핵폐기의 대상, 고농축우라늄 포함 여부 등이 가지를 치고 있고, 관계정상화에는 안전보장은 물론 정상화 과정에서 핵심쟁점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인권문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가운데에는 6개국이 차후 본국의 훈령과정을 거치더라도 큰 변화가 없을 사안들도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핵폐기 대 안전보장, 경제보상, 관계정상화라는 큰 원칙의 ‘말 대 말’ 수준 합의에라도 도달하기 위해 4차회담에 참석한 6개국 대표단의 막판 협상력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관건은 4차회담에 참석한 6개국 대표단이 얼마나 협상력을 발휘해 이견을 좁히느냐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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