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정상회담前 개최 가능한가

차기 북핵 6자회담 개최가 당초 확정적이었던 19일에서 뒤로 밀리게 되면서 남북 정상회담(10.2~4) 개막 전에 열릴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자회담이 반드시 정상회담 전에 열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북 모두 정상회담 라인과 6자 라인을 형식상 별개로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가 겹칠 일도 없으며 특히 애당초 북한 수해로 연기되기 전에는 정상회담이 차기 6자회담 전에 열리게 돼 있었다.

그러나 적지않은 당국자들은 정상회담이 연기됐을 때 ‘전화위복’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인데 이어 차기 6자회담이 최소한 정상회담 뒤로 넘어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6자회담에서 북핵 불능화 로드맵이 작성될 경우 남북 정상이 한결 우호적인 한반도 정세 아래 평화체제 문제, 경제협력 등을 논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동북아 안보에 직결되는 두 중대 이벤트가 시기적으로 겹치는 것 역시 여러모로 바람직 스럽지 않다는 게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내주 초인 24~25일께 6자회담이 시작되지 못할 경우 우리 정부가 나서서 ‘차라리 정상회담 이후에 회의를 하자’고 제안해야 하는 곤란한 처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당국자들은 비상상황에 놓인 듯 한 모습이다. 당국자들은 무엇보다 요즘처럼 6자회담이 잘 돌아가고 있는 터에 북한이 회담 개최 시기를 두고 일종의 ‘몽니’를 부리는 정확한 배경과 의도를 파악하느라 속을 태우고 있다.

중국이 주게 돼 있는 중유 5만t 의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게 표면적 이유로 알려지고 있지만 북한은 이미 연내 불능화를 마친다는 계획 아래 중유 등 상응조치 제공이 불능화 이행 속도에 못 미치더라도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6자 트랙에서 거듭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중유 때문이 아니라면 최근 북한의 대 시리아 핵물질 이전설이 제기된데 대한 반발심으로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아직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앞서 6자회담의 발목을 잡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달리 이 건은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취한 게 아니라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것이라는 점에서 ‘몽니’의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고 한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북이 23일 자민당 총재 선출과정을 지켜보면서 새 일본 총리 지명자가 밝힐 대북정책, 6자회담 정책 등을 파악한 뒤 6자회담에 나서려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개연성이 높지는 않지만 신임 총리로 유력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의 대북 정책 기조가 ‘일본인 납북문제 진전없이는 대북지원도 없다’던 전임자와 차이를 보이리라는 기대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전혀 없지는 않아 보인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북 입장에서 최근 자신들의 전향적 태도에 고무돼 있는 타 참가국들을 한번 흔들어 보려는 것일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즉 북한 입장에서 ‘우리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중요한 담판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한편 의장국인 중국이 적극 영향력을 행사, 북한이 늦어도 내주 초까지는 회담장 테이블에 앉도록 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물론 대부분의 당국자가 “이번 주 개최야 어려울 지 모르지만 정상회담 전에는 열리지 않겠느냐”는 반응들이지만 가능성 보다는 당위성에 무게를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 당국자는 “6자회담이 정상회담 전에는 열려야 한다는게 기본적인 생각이지만 반드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장담할 상황은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