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北-美 ‘밀고당기기’ 1년

북핵 6자회담이 북한과 미국의 ‘격렬한 공회전’ 끝에 18일로 시작하는 주에 재개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5차 1단계 6자회담이 열린 이후 이번 회담 윤곽이 잡히기까지 1년이 넘게 걸린 것이다.

당시 회담에서 채택된 공동 의장성명은 “2단계 회의를 가능한 가장 빠른 시일에 개최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북미 양국은 대북 금융제재와 이에 대응한 미사일 시험발사 및 핵실험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동결 조치 등 미국의 금융제재가 대북 적대정책의 일환이므로 6자회담 연장선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북한과, 금융제재는 불법활동에 대한 정당한 법집행으로 회담과 별개 사안이라는 미국의 입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해 12월 금융제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전격 취소했다.

이미 1단계 회담에서 확인된 북.미 이견차를 반영한 대응이자 회담 공회전의 서막이었다. 이후 올 상반기에는 표면적으로 미국의 ‘외면’이 계속됐다.

양측은 3월 뉴욕에서 비공식 접촉을 갖고 위폐 논란과 6자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위폐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교류와 합동협의기구 설치하자는 북한의 제안에 대해 미국은 “불법행위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또 김계관 부상은 4월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를 계기로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회동하려 했으나 역시 미국이 외면했다.

6월에는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힐 차관보를 초청했지만 미 백악관은 “북한과 어떠한 협상도 양자협상이 아닌 6자회담을 통해서 한다”며 거부했다.

곧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7.5)라는 강수가 나왔고 대북 제재 움직임은 더욱 강화됐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을 향해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행동 중지, 조건없는 6자회담 복귀, 핵 프로그램 포기 등을 요구하는 대북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7.16)시켰으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명하는 의장성명(8.1)을 채택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북한은 또다시 핵실험이라는 초강수로 맞섰다. 북한 외무성은 10월3일 “미국의 고립압살 책동이 극한점을 넘었다”며 핵실험 의지를 천명했고 같은 달 9일 실험이 전격 단행됐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동참아래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위원회 설치와 금융제재 구체화 방안을 담은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10.15)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에 즉각 반발하면서 “미국의 동향 주시하며 해당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대북 제재의 파고 속에서 중국의 중재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사가 흘러나왔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10월19일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김 위원장으로부터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으며 BDA문제를 6자회담 틀 안에서 확실하게 푼다는 보장만 있으면 6자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언을 갖고 돌아왔다.

계속된 물밑 접촉 결과 10월 말에는 북.미.중 3자가 베이징에서 만나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으며 북한 외무성도 11월1일 금융제재 논의와 해결을 전제로 회담에 복귀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은 이어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미 수석대표 협상을 통해 ▲영변 핵시설 가동중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핵 계획 신고 등 조기이행조치를 북한에 제시했으며 이에 대해 김계관 부상은 “돌아가서 검토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까지 북한은 조기이행조치에 대해 확실한 보장은 하지 않는 대신 ‘논의할 수 있으니 정식 회담에서 얘기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나서 연내 6자회담 개최 일정을 참가국들에 제시, 오는 18일로 시작되는 주에 6자회담이 열리게 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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