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일정 연장…향후 전망 엇갈려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당초 21일 오전에 끝내려 했던 제5차 2단계 회담을 일단 22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낙관적 시각이 있다.

지난 18일 회담 첫날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극단적인 요구를 들이밀었던 북한이 시간이 가면서 서서히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낙관론의 바탕이다.

북한은 현실적으로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조치와 바라고 있는 보상조치를 대강이나마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인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회담을 그만두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

따라서 하루이틀 협상을 더 하면서 북한의 태도변화 여부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참가국들의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13개월이라는 시간을 건너 어렵게 성사된 회담인 만큼 조그마한 합의라도 이끌어내고 싶은 마음은 의장국 중국 뿐 아니라 다른 참가국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 회담 소식통은 “성과가 나올 수 있다면 하루이틀 시간을 더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의미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지 않겠느냐”며 이 같은 심정을 대변했다.

특히 BDA를 실질적 논의 착수의 전제로 삼았던 북한이 핵폐기 문제에 대한 관련국, 특히 미국의 제안을 진지하게 듣고 검토하는 모양새를 보인 것 자체가 희망적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또 북한이 비록 BDA 계좌에 대한 제재해제 요구를 접은 것은 아니지만 BDA 논의와 별개로 핵폐기 이행조치를 수용해서 받게 될 상응조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북한이 기조연설에서 밝힌 내용 중 제재를 해제해야 9.19 공동성명 이행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대목 보다는 ‘조건이 성숙할 경우에는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논의도 가능하다’는 부분에 무게를 둘 수 있는 것 아니냐는게 낙관론자들의 생각이다.

북한이 잘만 협상하면 BDA문제를 당장 해결하지 못하는데 따른 ‘손실’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할 경우 이번 회담에서 작은 합의라도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다.

대니얼 글래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가 19~20일 BDA 실무회의에 대해 “사무적이고 유용했다”는 평가와 함께 다음달 뉴욕에서 BDA관련 후속협의를 가질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긍정론에 힘을 싣는다.

글래이저 부차관보의 이 같은 평가는 북한이 BDA에 대해 정치적 해결에만 몰두하던 이전 태도에서 다소 물러나 실무적으로 이 문제를 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관적 시각도 상존한다.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BDA 금융제재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비관론의 대표적 근거가 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회동에서 다소 성의를 보이는 것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술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회담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해 보면 BDA 금융제재 해결을 핵폐기 논의의 선결조건으로 삼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 변화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BDA를 먼저 해결하라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핵폐기 초기 이행조치 논의는 그 트랙대로 진행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아직까지는 서로 주고받을 것에 대한 기대치에 있어서도 거리감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영변 원자로 가동중단과 가동중단 확인을 위한 사찰을 수용하는 대가로 미국이 제안한 서면 안전보장과 경제·에너지지원 논의시작 외에 경수로 제공을 약속하라는 등의 요구사항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입장 차의 핵심요소를 파악해 좁히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좁혀졌다는 뜻은 아니다”며 “합의 도출을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두 시각 중 어느 것이 진실에 가까울지는 22일까지 논의를 지켜봐야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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