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이상한 시작…허무한 종료’

북핵 검증의정서 작성을 위해 베이징에서 지난 8일부터 열린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이 회기를 하루 연장해 11일까지 협의를 계속했지만 결국 성과없이 끝났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전날 예정됐던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한 뒤 나왔던 한국과 미국 수석대표들의 부정적 발언으로 인해 이미 `사실상 결렬’ 분위기가 짙었다.

하지만 밤 사이 의장국인 중국이 11일 오전에 다시 수석대표회의를 소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타결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도 되살아났다.

미국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회담장으로 향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검증의정서를 원한다”면서 협상타결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이 인내심을 강조하며 6자회담 진전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하는 등 중국측의 적극적인 중재노력도 엿보였다.

그 사이 북한이 중국이 제시한 의정서 초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전해지고 한.미 외교장관 간에 전화통화가 이뤄지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일각에서는 검증의정서가 전격 채택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동안 6자회담이 파행을 겪는가 싶다가도 극적인 반전으로 합의에 이른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품게 했다.

그러나 오후 5시께(현지시간) 힐 차관보가 회담장을 빠져나와 공항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같은 기대감은 급속히 식었다.

북핵문제에 3년여를 투신해온 그가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이번 회담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되기도 전에 회담장을 떠났다는 것은 분명 나쁜 소식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결국 회담 결렬은 힐 차관보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전해졌다. 힐 차관보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검증의정서의 문서화에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회담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알맹이없는 중국의 의장성명만 남기고 허무하게 마무리된 것이다.

이번 회담은 시작부터 이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의장국의 고유 권한인 회담 일정을 밝혔고 그 여파인지 중국은 회담 일정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개막식도 생략한 채 회담을 시작햇다.

회담 소식통은 “이번처럼 이상하게 시작해 허무하게 끝난 회담은 없었던 것같다”고 촌평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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